평산마을 찾는 이재명, 친문 껴안고 '단일대오' 구축할까

      2023.01.02 05:00   수정 : 2023.01.02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새해를 맞아 '친문재인계' 껴안기 행보에 나섰다. 자신을 겨냥한 검찰 수사의 칼날에 갈수록 힘이 실리는 데다 당 소속 의원들에 대한 수사마저 옥죄어 오는 등 당 전체를 향한 사법 리스크가 커지면서 우군 확보에 나선 것이란 관측이다.

사법리스크 본격화에 '우군 확보' 나서기

이 대표는 2일 정치적 불모지인 부산에서 현장 최고위회의를 여는 데 이어 점심에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난다.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문 전 대통령의 만남은 지난해 8월 이후 약 4개월만으로,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외견상 집권 여당의 총공세에 맞서 문 전 대통령 지지층과 함께 '단일대오'를 형성하겠다는 것으로, 최근 검찰이 문재인 정부 시절의 서해 피격사건과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및 성남 FC 부당 후원 의혹 등을 고리로 수사 압박 강도가 거세지면서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암묵적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1일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신년인사회를 열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후 고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이같은 행보는 최근 이 대표 사법리스크 대처 방식 등을 둘러싸고 균열 조짐을 보이는 친이재명계 대 비이재명계간 갈등 구조를 완화시켜 단일대오를 형성함으로써 집권 여당에 맞서는 '힘있는 야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이 대표와 이전 정부 등을 향한 수사의 칼날이 갈수록 뾰족해지는 것도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민주당과 친문계의 결속을 조기에 다져야 한다는 공감대까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선 충성도가 높은 당내 친문계와 친문 지지층의 측면 후원이 이 대표와 민주당에 절실하다는 게 민주당 안팎의 중론이다.

앞서 이 대표가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있는 검찰 정권의 야당 파괴, 정치 보복 폭주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다소 날을 세운 신년사를 발표한 것도 친문계를 위시한 민주당 지지층의 결속을 유도하려는 신호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신년인사회에서도 "안타깝게도 타협과 조정을 통한 희망을 만드는 일들이 많이 사라지고 폭력적, 일방적 지배가 난무하는 시대"라며 "그래도 민주당이 새로운 희망의 길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DJ·盧 묘역도 참배 '원팀 민주당'으로 결속

여기에는 현재의 검찰 수사를 무리한 정치보복, 야당 탄압의 프레임으로 계속 유지해나가는 한편 지지층 결집을 통해 여권과 검찰의 부당한 야권 탄압에 대해 일사불란하게 대응해나가야 거대 야당의 정국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존경하는 정치인으로 꼽히는 김대중 전 대통령 정신을 강조하고, '서민 대통령'으로서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데 국정의 상당부분을 할애하다 검찰 수사 도중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접점도 늘리면서 '원팀 민주당'으로 뭉쳐야 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전날 김대중재단 신년하례식에서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김 (전) 대통령님께서 걸어오신 길을 다시 우리가 되돌아본다"며 "현재 민주주의도, 민생도, 한반도의 평화도 위기지만 그 위기 속에서 기회를 만들어내고, 국민들에게 끊임없이 희망을 제시하고, 정치가 가야 할 길,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는 일에 우리 모두 함께 힘을 합치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사면된 문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만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지사는 지난해 말 특별사면으로 가석방된 이후 향후 정치권 역할론이 주목을 받고 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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