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내고 더 받는' 연금 개편안 속도 더 내야
2023.01.03 18:32
수정 : 2023.01.03 18:32기사원문
보험료율은 1998년 1차 연금개혁 이후 24년째 9%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18.2%)의 절반도 안 되는 수치다. 소득대체율은 1988년 제도 도입 당시 70%(40년 가입 기준)였던 것이 40%까지 내려앉았다. 어떤 형태로든 손질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민간위는 수급 개시, 의무가입 연령과 관련해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냈다.
연금개혁은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미래세대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우리만큼 고령화 속도가 빠른 나라도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층은 전체 인구의 17.5%였다. 3년 후엔 이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가 될 것이라고 한다. 연금 수령자가 쌓이면서 기금은 계속 비어가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039년을 기금이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되는 시점으로 봤고 2055년을 연금고갈 시기로 예측했다. 제도를 그대로 둘 경우 미래세대는 소득의 30%를 보험료로 내야 한다. 서둘러 연금개혁에 나서야 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기금고갈 속도를 감안했을 때 지금 논의도 한참 늦었다. 인기 없는 정책에 정부와 정치권이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번 정부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고삐를 죄며 독려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새해 첫 화두도 연금 등 3대 개혁이었다. 미래세대 운명이 달린 과제들을 더 이상 미루지 않겠다고 거듭 밝혔다. 하지만 실질적인 성과까지 넘을 산이 한둘이 아니다.
무엇보다 정교한 개혁안에 속도를 더 내야 한다. 의무가입 연령을 높이고 수급 시기를 더 늦추려면 정년연장 등 노동과제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임금체계 개편도 말할 것 없다. 법 개정에 야당의 협조는 필수적이다. 지금 같은 대결국면을 이겨내야 가능하다. 개혁의 반대세력들과 대화하는 일도 너무나 중요하다. 무슨 일이든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결국 소통과 설득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