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330% 폭등.. 이 삼천리가 그 삼천리 맞아?
2023.01.05 05:00
수정 : 2023.01.05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기록적인 주가 상승률을 보인 삼천리의 포털 사이트 종목 게시판에는 '자전거 회사가 아니다'라는 글이 수차례 올라왔다.
마지막 거래일 종가 기준 2021년에 비해 1년만에 331%나 오른 삼천리는 도시가스업체였다. 삼천리자전거는 가스회사와 전혀 관계 없는 별개 회사다.
'삼천리'...도시가스 or 자전거 업체?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가스업체 삼천리의 주식이 폭등하면서 삼천리자전거도 함께 주목 받았다. 이름이 같아 관계사로 보이는 두 회사는 전혀 연관성이 없는 별개의 회사다. 삼천리자전거도 친환경 테마로 부각되면서 주가가 상승한 바 있지만 도시가스업체 삼천리와는 다르다. 삼천리는 도매업자인 한국가스공사가 수입한 천연가스를 공급받아 경기도와 인천지역에 공급하는 도시가스업체다.
지난해 주가가 폭등하면서 주목받은 삼천리는 일반인에게는 사실 삼천리자전거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진다. '삼천리'라는 회사에 대해 물었을 때 도시가스 회사라고 답하면 취업준비생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취업을 위해 기업에 대해 상세히 분석하는 준비생을 제외하고 일반인 인식에는 자전거 제조·유통업체 삼천리 자전거의 이미지가 더 강해서다.
'코멕스', '밀레' 등 同名異社 혼란
유선 통신장비 제조업을 하는 코맥스와 밀폐용기 등 생활용품 제조기업 코멕스는 단 한끗 차이로 혼돈을 주는 사명이다.
외국어 표기로는 전혀 다른 코맥스(COMMAX)와 코멕스(KOMAX)이지만 국문 사명으로는 주의를 기울여야 할 정도로 비슷하다. 인터폰과 도어폰을 주로 만드는 코맥스와 고무장갑, 밀폐용기, 수납박스 등을 제조·판매하는 코멕스는 둘 다 소비재를 취급하는 기업인 만큼 사명을 혼돈한 소비자들의 민원도 많이 받는다.
코멕스 관계자는 "제품 AS를 해 달라며 인터폰 모델명을 불러주는 경우가 꽤 많다"면서 "심지어 비즈니스 미팅에서도 우리 회사를 인터폰 회사로 알고 연락을 시도한 경우가 있었다"고 전했다.
프랑스 아웃도어 회사 밀레(Millet)와 독일 프리미엄 가전기업 밀레(Miele)도 한국어 표기 사명이 똑같다. 두 회사 역시 아무 연관이 없지만 둘다 외국 브랜드라는 점과 프리미엄 이미지를 추구한다는 것까지 비슷해 더욱 혼돈을 주고 있다. 현재 포털사이트 검색으로는 아웃도어 회사 밀레가 상단에 위치하기 때문에 가전기업 밀레 내부에서는 "밀레(Miele)의 가장 큰 경쟁자는 패션 브랜드 밀레(Millet)"라는 말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화학, 의약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삼양그룹은 '라면회사'로 왕왕 오인 받는다. 삼양그룹 계열사 중 식품 부문도 있어서 라면회사와 관련 있을 것이란 오해다. 하지만 삼양라면은 삼양그룹과 관련 없는 삼양식품에서 만든다. 동화마루, 동화약품, 동화면세점도 같은 '동화'라는 이름을 쓰고 있지만 모두 다 별개회사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