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관련 해외 주주제안 늘리는 국민연금…"오락가락 의결권 행사는 문제"

      2023.01.06 05:00   수정 : 2023.01.06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민연금이 '환경'(E) 관련 해외주식 주주제안을 늘리고 있다. ESG(환경·책임·투명경영) 등 기업의 사회적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석탄채굴, 발전산업에 대한 투자 제한 전략 추진도 밝힌 바 있다.



환경 관련 주주제안 2018년 0건→2022년 14건으로 급증

5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행사한 해외주식에서 환경관련 주주제안은 2018년 1건도 없었다. 하지만 2019년 2건, 2020년 2건, 2021년 2건에 이어 2022년 5월까지 14건으로 급증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고, 환경 및 기후변화와 관련한 주주제안이 앞으로 더 활발히 상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연금은 2019년 아마존에 대해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기후변화 보고서 주주제안에 대해 찬성했고 2020년에는 프로텍터앤갬블(P&G)에 대한 '삼림 벌채를 없애기 위한 노력에 대한 보고서' 주주제안에도 찬성했다.

2022년에는 쉐브론에 대한 주주제안을 찬성했다. 파리기후협약의 목표와 일치하는 중장기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발표하는지 여부 관련이다. 회사의 메탄 배출량 공개의 신뢰성과 같은 중대한 기후변화 우려 사항에 대해 분석해 보고서로 공개하는지도 포함됐다. IEA(국제에너지기구)의 넷 제로(탄소중립) 2050 추정치도 마찬가지다. 이 추정치를 적용하는 것이 장기적인 원자재 및 탄소 가격 등을 포함한 재무 상태 추정치에 영향을 미치는지 감사 보고서에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국민연금은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파리기후협약 목표에 부합하는 기업의 목표 수립과 이를 이행하기 위한 계획, 순제로 달성을 위한 기업의 전환 계획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늘리고 있다"면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흡수원인 삼림을 보호하기 위한 주주제안 등을 통해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전세계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사한 주주제안에 정반대 의결권 "명확한 기준 마련 필요"

그러나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국민연금이 동종 업계 두 기업의 유사한 주주제안에 대해 정반대의 의결권을 행사한 것을 지적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에 따르면 2022년 미국 쉐브론과 엑손모빌에 파리기후협약에 부합하는 목표 설정과 공개를 요구하는 주주제안이 상정됐다. 국민연금은 쉐브론에 대한 주주제안에는 찬성했고, 엑손모빌에는 반대를 행사했다. 반대 사유는 '주주제안이 요구하는 수준의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다.

국민연금과 다르게 '엑손모빌' 대상 주주제안에 대해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기금 캘퍼스(CalPERS), 노르웨이 국부펀드 NBIM은 찬성표를 던졌다.

국민연금은 또 지난 2020년에는 P&G를 대상으로 '삼림 벌채를 없애기 위한 노력에 대한 보고서'를 요구한 주주제안에 찬성을 행사했다. 그러나 2022년 미국의 건축 자재, 도구 원예 등을 유통하는 '홈디포' 대상 주주제안에는 반대를 행사했다. 당시 주주제안은 공급망 내 삼림파괴 및 일차림 파괴 근절을 위한 노력에 대한 평가 및 결과 보고서 요구다.
국민연금의 반대 사유로 '관련 정보를 충분히 공개하고 있다'를 들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국민연금이 환경관련 주주제안에 대해 투자대상기업의 정보공개 수준이 주주제안에서 요구하는 수준에 부합한지 그리고 해당 주주제안이 투자대상기업의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는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여부에 의문이 있다"며 "이러한 기준의 부재는 환경관련 의결권 행사 시 일관성이 없는 의결권 행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연금이 반대를 행사한 환경관련 주주제안에 대해 찬성을 결정한 해외 연기금의 비율은 캘퍼스 33%, CPPIB 14%, NBIM 22%, APG 100%, AP1 100% 순이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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