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형설 나오는 北 엘리트 리용호 前 외무상은 누구?

      2023.01.05 09:06   수정 : 2023.01.05 17:1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북한 외무상을 지낸 리용호가 지난해 처형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북한 내부 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4일 리용호가 “작년 여름부터 가을 무렵” 숙청됐다고 보도한 것이다. 그의 ‘처형설’이 제기되며 리용호는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1956년 평양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진 리용호는 북한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을 지낸 리명제의 아들로 태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일명 북한 ‘금수저’ 집안에서 태어난 것이다.
평양외국어대 영어학부를 졸업한 리용호는 이후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

리용호는 ‘미국통’으로 2010년 외무성 부상 자리에 올랐으며, 이듬해에는 북핵 6자 회담 북측 수석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이후 그는 2016년 외무상에 취임했다.

그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2018년에 리용호는 외무성의 수장으로 ‘비핵화 협상’의 핵심 실무자로 참여해 협상 전략을 구상하는 등 회담에 많은 관여를 했다.

이듬해인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직접 보좌했다. 그는 당시 김정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하노이 담판’이 결렬되자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측 입장을 밝힌 인물이다.

2019년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의 리무진에 동승하는 등 신임을 과시하기도 했다.

리용호는 영어에 굉장히 능통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와 접촉해본 국내외 전문가들은 그를 다른 북한 당국자들과 달리 ‘말이 통하는 사람’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엘 위트 미국 존스홉킨스대 선임연구원은 지난 2016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리용호에 대해 “사안을 잘 아는 매우 실력 있는 사람으로 북한의 이익을 강하게 대변하지만, 최소한 말은 통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하지만 그가 다른 북한 사람들보다 더 유연하다거나 더 합리적이라는 건 아니다”라며 “북한 사람들은 세계를 보는 자신들만의 관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리용호를 2012년과 2014년 각각 뉴욕과 평양에서 만났던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는 VOA에 “리용호는 영어가 유창하고 유연하고, 농담도 잘하고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리용호는 2019년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경질됐으며, 이듬해 4월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3차 회의에서는 국무위원에서도 파면됐다. 이는 북미 비핵화 협상이 성과를 내지 못하며 입지가 하락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후 북한 매체는 리용호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리용호의 처형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리용호가 숙청된 이유는 불분명하지만, 리용호를 포함한 복수의 인물이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요미우리는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과 관련된 어떤 문제가 처형의 배경 중 하나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해당 대사관은 2016년 태영호 당시 공사가 한국으로 망명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은 대사관이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연합뉴스에 “2020년 4월 이후 북한 매체에서 보도되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처형 여부 등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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