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회의론 불식시켰다..."동맹 맺자" 합종연횡 가속 [FN 모빌리티]
2023.01.05 13:06
수정 : 2023.01.05 13:4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완전 자율주행 시대로 가는 길은 순탄치 않아 보이지만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향한 기업들의 비전과 열망은 뜨거운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인 CES 2023가 5일(현지시간)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가운데 올해 CES 기조강연자인 올리버 칩세 BMW 회장은 별도 조작 없이 음성비서를 통해 차량을 조작하는 기술을 선보인다.
현대차는 CES 2023을 계기로 레벨4 자율주행 시스템을 장착한 아이오닉5 영상을 공개했다. 현대차가 본격적으로 로보택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예고한 대목이다. 현대모비스는 '엠비전TO'라는 자율주행 차량을 선보인다. 엠비전TO에는 각종 레이더·라이다 같은 센서가 장착되고 접거나 회전이 가능한 좌석이 탑재된다. LG이노텍은 현장에서 자율주행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과 제품을 공개했다.
HL만도와 HL클레무브는 제자리 유턴 등이 가능한 전동화 시스템과 자율주행 솔루션 라인업을 선보였다.
LG이노텍은 올해 처음 CES에 오픈 부스를 마련, 광학 솔루션 제품을 모은 카메라 솔루션·메타버스존과 함께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전시했다. 주행 상황을 인지하는 데 필수인 카메라 모듈과 360도 전방위 감지를 통해 차량 주변 환경을 스캔하는 라이다(LiDAR) 모듈, 차량 내외부 물체의 방향·속도·거리를 탐지하는 레이더(Radar) 모듈 등 센서 제품이 대표적이다.
소니와 혼다가 합작한 소니혼다모빌리티는 아필라(AFEELA)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소니와 혼다는 2026년 자율주행 3단계의 전기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지프는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100% 전기차로 전환하고, 이후에는 자율주행차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이다.
자율주행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 사업제휴도 잇따르고 있다. 볼보는 최근 스웨덴 기반 자율주행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젠스엑트를 인수,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 젠트엑트는 엔비디아, HP와 같은 빅 테크 기업과도 기술 제휴를 맺고 있다. 푸조, 지프, 크라이슬러, 닷지, 피아트, 램 등 막강한 브랜드를 보유한 스텔란티스그룹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특히, CES 개막 직전 발표된 엔비디아·폭스콘, LG전자·마그나 합작 프로젝트 발표는 자율주행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달아오르게 했다.
엔비디아는 폭스콘과의 협력을 통해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전용 칩 수요 증가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엔비디아는 자동차 부문에서 3000억달러(약 383조7000억원) 규모의 시장 기회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LG전자는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기업 중 하나인 마그나와 미래 자율주행 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LG전자의 글로벌 최고 수준 인포테인먼트 기술력과 마그나가 보유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자율주행 관련 솔루션을 통합하겠다는 것이다. LG전자와 마그나는 CES에 참가해 글로벌 완성차 고객들과 함께 구체적인 협업 방향을 모색한다.
자율주행 기술은 크게 0~5단계로 구분된다. 3단계는 조건부 자율주행 기술로 긴급할 때 사람의 개입이 필요한 단계이고, 4단계는 대다수 도로에서 사람의 개입이 필요 없는 것을 의미한다. 5단계는 전구간에서 사람의 개입이 필요없는 완전한 자율주행이다.
'꿈의 기술' 중 하나인 완전한 자율주행의 구현은 자동차 산업사에서 역사의 장을 넘기는 대변혁을 의미한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는 2020년 71억달러(약 9조503억원)에서 2035년 1조달러(약 1274조원)로 매년 4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성장 산업이나, 이를 실현하는 과정은 험난한 게 사실이다.
자동차는 안전, 생명과 직결된 분야다. 보수적일 수 밖에 없다. 기대에 못미치는 개발 속도, 글로벌 투자 환경 악화 등으로 자율주행을 조기에 실현할 수 있을 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함께 커져가던 터였다. 미국 포드가 수익성 문제로 자율주행 기업 아르고AI의 운영을 포기했다. 애플도 현재의 기술수준으로는 2025년까지 완전자율주행(5단계)으로 애플카를 내놓기 어렵다고 보고, 목표를 '고속도로에서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수준으로 낮추고 출시 시점도 계획보다 1년 늦췄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CES를 계기로 미래 사업에 대한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어, 기술의 진보를 향한 움직임도 커질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