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밀리는 주력산업, 이젠 OLED도 위태위태

      2023.01.05 18:25   수정 : 2023.01.05 18:25기사원문
한국의 핵심 제조업이 거세게 추격해 오는 중국에 한 걸음씩 밀리고 있다. 그중 하나가 전기차 배터리다. 지난해 1∼11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3사의 점유율이 전년보다 7%p 넘게 떨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의 CATL과 BYD에 밀려 2위에서 3위로 순위가 떨어졌다.

우리 기업들도 투자를 한다고 하고는 있지만 중국을 못 따라간다.
중국 기업의 배후에는 정부가 있다. 배터리 산업은 하나의 예다. LG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보다 9.7% 증가했지만 시장점유율은 12.3%에서 7.3%로 하락했다.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과 전폭적 세제혜택을 등에 업은 중국 기업들이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처럼 앞서간 탓이다.

조선업에서 한국은 1위 자리를 놓고 중국과 엎치락뒤치락 다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우리의 수주 점유율이 37%로, 중국의 49%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고 5일 발표했다. 한국도 2018년 이후 최고 점유율이라고는 하지만 중국에 2년 연속 1위를 내주었다. 전체 반도체 산업 순위는 미국, 한국, 대만 순이지만 경쟁국들의 공세로 언제 순위가 뒤바뀔지 알 수 없다.

가전, 자동차 등에서는 그나마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만 떼보면 경쟁국에 많이 뒤떨어진다. 글로벌 판매순위 1~3위를 중국과 미국 기업이 차지하고 있고 한국은 기아가 9위, 현대가 11위다. 판매는 품질평가와 다르게 나타난다. 디스플레이 산업에서는 2021년 이미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주었고, 우리가 최강이라고 자부하는 고부가가치 사업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분야에서도 중국이 언제 우리를 앞지를지 모르는 상황이다.

'2022년 포천 글로벌 500'에 한국 기업이 겨우 16개만 이름을 올리고 1개사 평균 매출이 623억달러로, 주요국 중 가장 낮은 것도 전반적인 경쟁력 부진을 보여준다. 기업의 경쟁력과 순위를 끌어올리려면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혁신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은 더 강조할 필요가 없다. 그에 앞선 전제조건이 기업에 대한 국가의 아낌없는 지원이다.

기업의 규모가 커야 투자를 대폭 늘려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중국과 비교해 우리는 어떤가. 지난 수십년 동안 대기업을 적대시하며 각종 규제로 기업의 발전과 성장을 가로막는 게 풍토처럼 굳어버렸다. 그러면서 세제·금융 등의 지원엔 인색하다. 경쟁국들과 비교할 바 없는 미약한 지원 속에서 기업들이 이 정도로 유지하고 있는 것만 해도 용하다고 하겠다.


법인세 인하 문제나 반도체특별법을 대하는 야당과 정부의 태도만 봐도 우물 안 개구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정치권과 정부의 낮은 인식을 알 수 있다. 경쟁국들은 기업이 해외수주에 나설 때는 대통령이나 장관이 동반 출국해 기업을 떠받들다시피 하며 힘을 실어준다.
반만 따라 해도 기업의 경쟁력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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