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명인 심영숙 교통한과 대표 "한과를 K디저트로"

      2023.01.09 11:21   수정 : 2023.01.09 14:52기사원문
교동한과가 전통과자 한과를 세계화해 K디저트에 앞장선다. 대한민국식품명인 59호이면서 20년간 한과 외길을 걸어 온 교동한과의 심영숙 대표는 해외 명품 디저트의 활개 속에 대한민국 한과의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최근에는 입맛 까다로운 MZ세대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분위기도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심영숙 교동한과 대표는 9일 서울 강남구 교동CM에서 기자와 만나 "대만은 펑리수, 일본은 도쿄바나나 등 자국 디저트를 상품화하는데 활발하다"며 "우리나라는 국가 차원에서 상품화를 하지 않아 아쉽지만 우리 고유 문화이자 디저트인 ‘전통 과자’를 지키기 위해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 대표는 "전 세계에서 발효를 통해 만들어는 디저트는 한과가 유일하다"며 "여기에 국내 농산물을 사용하기에 지역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어 애국하는 마음과 함께 전통과자를 살려야 한다는 마음으로 사업에 임하고 있다"고 강단지게 말했다.

현재 교동한과는 품질 제고를 위해 기존 67종의 제품 카테고리를 30~40여종으로 추려서 판매하고 있다. ‘교동’ 브랜드를 활용해 떡, 빵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해보자는 제안을 수도 없이 받아왔지만, 심 회장은 흔들리지 않고 오직 ‘한과’에만 집중하고 있다.

한과는 사람의 손이 많이 들어간다.
교동한과의 유과는 원재료부터 생산될 때까지 십 수일간 발효해서 만드는 숨이 긴 식품이다. 특히 품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교동한과는 국내 농산물을 사용할 뿐 아니라 공장 직원들이 최대한 전통방식을 고수하기 위해, 공정의 90% 이상을 수작업으로 만드는 수제식품이다. 아주 미세한 정성과 고도의 손기술에 따라 맛과 품질, 상품성이 갈리기 때문이다.

심 대표는 "다수의 유사 기업들이 원가절감을 위해 대량생산과 값싼 해외 원자재 대체로 제품을 만들고 있을 것"일며 "교동한과 만은 맛과 품질을 위해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국내 구입이 어려운 일부 원부재료를 제외한 95% 이상을 농산물 이용은 물론 수제작을 통해 제조된다"고 설명했다.

심 대표는 장인정신 못지 않게 경영 능력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제품 패키징에서 부터 포장상자 디자인, 제품 명명에 이르기까지 세세하게 신경 쓰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소포장이다. 심 대표는 교동한과의 제품을 받는 사람이 대접받고 있단 생각이 들게끔 대량의 벌크 포장을 대신 제품 두어개만을 하나로 소포장한다.

포장을 바꾸니 예전에는 설과 추석 대목에 집중돼 팔려나가던 제품이 대목과 상관없이 연중 팔려나가고 있다. 최근 젊은층에서 인기가 높은 C 사의 식품 부문 판매 랭킹 3위에 이름을 올린 벌꿀약과가 대표적인 사례다.

포장 상자에도 공을 들였다. 교동한과라는 브랜드명은 작게 쓰고 대신에 한국 전통 문양을 물론 꽃 그림을 그려 넣어 제대로 멋을 부렸다.

심 회장은 "오너는 디자인 감각도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전통과자에 맞는 문양을 그려 넣었더니 선물을 받는 사람조차도 포장재를 재사용하는 모습도 본적이 있어 기분이 좋았다"고 전했다.

멋스럽고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부각되며 현대와 롯데, 신세계 등 국내 백화점에 입점돼 판매되고 있다.

제품 이름 하나하나에도 문화를 연결했다. 흔히 명절 선물 앞에 '특1호', '특2호' 대신 ‘교동마님’, ‘새악시’, ‘덩더쿵’ 등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이름을 붙였다. 이 모두가 국내 한과업계 최초는 물론 심 대표가 전통과자 한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쉼없이 연구하고 있음을 방증해 주는 대목이다.

연구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고시볼’이다. 전통 유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만든 경단 모양의 유과인 '고시볼'은 바삭하면서도 떡처럼 배가 부르지도 않다.
무엇보다 흑임자, 감귤 등 대한민국 팔도의 대표 특산물로 제조돼 있어 인기가 좋다. 최근 호텔과 고급 레스토랑에서 디저트용으로 인기다.


심 대표는 "한과는 우리나라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제품인만큼 한과 세계화를 통해 우리나라의 대표 문화상품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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