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기저효과 누리던 고용, 올해 민낯 드러내나
2023.01.09 05:01
수정 : 2023.01.09 05:01기사원문
정부, 올해 취업자 10만명 전망…KDI 8만명
글로벌 경기 위축, 고용 위기 영향 지속될 듯
"노동개혁·규제완화, 고용 증가로 이어질 것"
"공공부문 고용에서 재정 받쳐줘야" 지적도
통계청, 11일 12월·연간 고용동향 발표 예정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지난해 코로나19 기저효과로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모처럼 고용 훈풍이 불었지만 올해는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다시금 한파가 닥칠 전망이다. 다시금 일자리 사업의 한계에 부딪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9일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지난해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는 등 일상회복 수순에 따라 경제활동 참여와 일자리 수요가 확대됐다. 특히 대면 전환 여파로 숙박, 음식점업 등 서비스업은 고용이 증가했으나 제조업과 운수·창고업, 도매·소매업 등은 감소했다. 고령화에 따른 노인 일자리는 증가 추세다.
하지만 올해 고용 전망에는 경고등이 켜졌다. 정부는 올해 취업자 수 증가폭을 10만명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9만명)과 KDI(8만명)의 전망은 그보다 1만~2만명 더 낮았다. 이는 지난해 취업자 수 증가폭 전망치인 79만~82만여명의 10% 수준이다.
올해는 성장률 하락, 수출 부진, 고금리·고물가 등 전반적인 경기 위축이 고용 위기의 원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KDI는 '1월 경제동향'에서 대내외 금리 인상의 영향이 실물경제에 점진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향후 경기 하방 압력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한 회복세가 이어졌던 대면 서비스업의 증가세가 완만해지고, 제조업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했다. 수출 전망이 어두워지면 전체 취업자의 16%를 차지하는 제조업 분야의 고용난이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직접일자리 지원을 축소하고 기업 부담을 줄이는 등 민간 일자리 창출 방안을 시행 중이다. 정부의 지원을 통한 재정 일자리보다는 민간 중심의 고용시장 회복을 이루겠다는 뜻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고용지표에 대해 "올해 취업자 증가 폭은 기저효과, 경기 둔화, 인구 영향 등으로 지난해보다 축소될 전망이지만, 이는 지난해 이례적 호조세에서 올해 장기추세로 복귀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에 비해 올해 경기둔화로 인한 고용 악화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정부의 예상치보다 낙관하는 의견도 있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실장은 "고용지표는 후행하는 성격이 있기 때문에 정부 목표치 10만명보다는 좀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 상반기까지는 좋아지다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나빠질 것으로 관측한다. 제조·수출기업들이 실적이 나쁘다고 바로 고용을 줄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층 신규채용은 줄어들어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노인 일자리 및 정부 정책 관련 부분 등이 포함된 고령층 취업자 수는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양준모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노동개혁과 규제완화 등이 자연스러운 고용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양 교수는 "지난해 코로나19가 상당히 정상화되면서 취업시장이 좋았지만, 올해는 상대적으로 나빠질 것이다. 다만 지난 정부의 5년 평균 정도로 회귀하는 수준일 것으로 전망한다. 문재인 정부의 5년간 평균 경제성장률은 2.3%였는데 그와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노동개혁과 규제완화 등이 되면 자연스럽게 고용이 늘어나는 폭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경기가 수축할 때 일자리에 정부의 재정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순증 연간 일자리를 10만개로 추산한 것은 큰 경기 악화를 반영한다"며 "지금은 소위 말하는 재정 일자리를 늘리거나 규제를 대폭 없애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장과 고용의 절반은 재정에서 받쳐줘야 한다. 그런 부분이 견실해야 하는데 현 정부는 공공부문 고용을 축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통계청은 오는 11일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rainy7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