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 도피' 중 체포된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 네 가지 비리 의혹 입 열까

      2023.01.11 07:21   수정 : 2023.01.11 07:2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횡령·배임 등 각종 비리 의혹으로 해외에서 도피 행각을 벌인 김성태 쌍방울그룹 전 회장이 출국한 지 8개월 만에 태국에서 붙잡히면서 검찰의 관련 수사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판사)는 쌍방울그룹의 △전환사채 관련 허위공시 등 자본시장법 위반 △배임·횡령 △대북 송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을 전방위적으로 수사 중이다.

먼저 쌍방울이 받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는 지난 2018∼2019년 쌍방울이 발행한 200억원 전환사채(CB) 거래 과정에서 관련 내용을 허위 공시했다는 내용이다.



해당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전 쌍방울 재무총괄책임자(CFO) 김모씨와 현 재무 담당 부장 심모씨는 전환사채 인수 회사가 그룹 내 페이퍼컴퍼니라는 내용을 공시문에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들이 김 전 회장의 지시를 받고 범행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씨는 쌍방울 계열사인 나노스의 전환사채 매수 자금으로 활용하기 위해 회삿돈 30억원을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횡령했고, 심씨는 나노스 전환사채 관련 권리를 보유한 제우스1호투자조합의 조합원 출자지분 상당 부분을 임의로 감액해 김 전 회장 지분으로 변경하는 등 4천500억원 상당을 배임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같은 전환사채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배임·횡령 사건에도 김 전 회장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와 심씨에 대한 검찰의 사전구속영장 청구서에도 김 전 회장이 공범으로 적시됐다.

대북송금 의혹은 쌍방울이 2019년을 전후로 계열사 등 임직원 수십 명을 동원해 640만 달러(당시 환율로 약 72억원)를 중국으로 밀반출한 뒤 북측에 전달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쌍방울이 이 시기에 중국 선양에서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등과 경제협력 사업을 합의한 대가로 북한에 거액의 돈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건 등과 관련해 이미 구속 기소된 아태평화교류협회 안부수 회장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대북 송금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김 전 회장이 입을 열어야 수사가 비로소 마무리될 전망이다.

검찰이 1년 넘게 들여다보고 있는 이재명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임 중이던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은 변호인들에게 쌍방울그룹의 전환사채 등으로 거액의 수임료가 대납 됐다는 내용이다. 한 시민단체가 2021년 10월 이 대표가 "(과거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받을 때) 변호사비로 3억원을 썼다"는 주장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하면서 검찰의 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지난해 9월 이 대표를 불기소했으나, 불기소 결정서에 "통상의 보수와 비교해 이례적으로 소액"이라며 변호사비가 쌍방울 등으로부터 대납 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여지를 뒀다. 이어 쌍방울 그룹의 전환사채 편법 발행과 유통 등 횡령 및 배임으로 얻은 이익이 변호사비로 대납 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도 적시했다.
이 의혹에 대한 김 전 회장의 진술에 따라 수사는 급진전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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