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에서 갑자기 항공기 문이 '활짝'..승객 모자, 짐 등 순식간에 휩쓸려 나가

      2023.01.11 09:31   수정 : 2023.01.11 16:3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승객을 태우고 시베리아 하늘을 날던 러시아 항공기 뒷문이 갑자기 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기내에는 승객 25명과 승무원 6명이 타고 있었다.

9일(현지시각) 러시아 현지언론과 영국 미러 등에 따르면 이날 시베리아 야쿠티야 마간에서 출발해 러시아 마가단으로 향하던 AN-26 항공기의 뒷문이 갑자기 열렸다.



이 사고는 항공기에서 영상을 촬영하던 승객에 의해 공개됐다. 영상에 따르면 이륙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
갑자기 화물을 싣는 항공기의 뒷문이 열리면서 기내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기내 압력이 떨어지고 영하 41도의 차가운 시베리아 공기까지 기내로 들어왔다.

승객들이 쓰고 있던 모자가 날아가 비행기 밖으로 사라지고, 짐들도 밖으로 휩쓸려 나갔다. 승객들은 추운 공기가 유입되자 모자와 장갑 등을 착용하고 몸을 웅크렸다.

사고 직후 조종사는 출발지인 마간으로 항공기를 돌려 비상착륙했다. 탑승자 전원은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승객은 "항공기 뒷문이 열리면서 승객들이 모두 겁에 질렸으며 울부짖는 사람도 있었다"며 "항공기 뒷쪽에 앉아있던 한 승객은 거의 밖으로 날아갈 뻔 했다"고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비공식 부품이 장착된 잠금장치 고장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 항공 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한 항공기 전문가는 노후기종인 AN-26 비행기를 더 이상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문의 잠금장치가 오작동한 것은 별로 놀랍지 않다고 전했다. 해당 기종은 과거 소련 시절인 1970년에 도입된 군용 및 화물 수송기로, 운용 비용이 낮아 구소련과 일부 개발도상국에서 상업용 여객기로도 투입됐다.


1986년부터 생산이 중단된 이 기종은 최근 몇년 사이 잇따라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직전 사고는 지난해 2월로, 운항 중인 비행기 엔진에서 기름이 새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2020년부터 2021년 사이 항공기 추락을 비롯한 여러 차례 사고로 인해 약 22명이 사망했으며 이 때문에 남수단에서는 일시적으로 운항이 금지되기도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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