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폭격·머리카락 자르기도…수년간 축구부 학생들 학대, 감독 집유 2년
2023.01.15 15:30
수정 : 2023.01.15 15:30기사원문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인천의 한 고교에서 수년간 축구부 학생들을 학대한 감독이 징역형의 집행유예에 처해졌다.
인천지법 형사9단독 정희영 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가중처벌 혐의로 기소된 전 강화 모 고교 축구부 감독 A씨(56)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8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예방강의 수강과 3년간의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도 명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2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 한 고교에서 축구부 학생 9명에게 총 17차례에 걸쳐 신체적 학대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2019년 2월 중순 전지훈련을 간 경남 사천시 한 목욕탕에서 축구부 학생 B군(15)이 냉탕에서 장난을 쳤다는 이유로 머리채를 잡고 왼쪽 관자놀이 부위를 5차례에 걸쳐 때리기도 했다.
또 주장인 학생이 나머지 학생들의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등의 이유로 머리카락을 자르거나, 일부 학생들에게 바닥에 머리를 박고 양손은 뒷짐을 지는 '원산폭격'을 시키기도 했다.
A씨는 재판에 넘겨져 혐의를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채택한 증거들에 비춰 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이 사건 이후 감독직에서 해임됐으나, 다른 지역 고교에서 축구부 감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지도해야 할 지위에 있었음에도 여러차례에 걸쳐 학대 행위를 했고, 피해자들과 가족들이 심한 고통과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며 "다만 피해자 9명 중 6명으로부터 처벌 불원 의사를 받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