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64㎞로 ‘쾅’… 아이오닉5, 승객석·배터리 ‘멀쩡’

      2023.01.15 18:48   수정 : 2023.01.15 18:4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화성(경기)=최종근 기자】 "잠시 후 충돌안전평가가 시작됩니다 5, 4, 3, 2, 1!" 카운트 다운이 끝남과 동시에 현대자동차의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가 충돌벽을 향해 속도를 내며 달려나갔다.

'쾅!'. 굉음과 함께 차랑 앞부분이 충격으로 찌그러졌지만 승객이 탑승하는 공간엔 변형이 없었다. 에어백은 정상적으로 전개됐다.

특히 전기차 안전과 직결된 배터리는 멀쩡했으며, 화재도 없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2일 경기 화성 남양연구소에서 아이오닉5 충돌안전평가를 진행하고 이를 언론에 공개했다.


■ 충돌 후 차문 개폐 문제없어

충돌안전평가 대상 차량은 2024년형 아이오닉5로 시속 64㎞로 벽면에 충돌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충돌 후 굉음이 발생할 정도로 충격이 컸지만 고전압 배터리 파손으로 인한 전해액 누유도 없었고 불도 나지 않았다. 전기차의 경우 사고시 차량의 문이 열리지 않는 경우가 있었지만 아이오닉5의 차문은 잘 열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충돌 시 문 잠금이 해제되며 문 손잡이는 전동 사양의 경우 자동으로 돌출되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험이 진행된 남양연구소 내 안전시험동은 최대 5t의 차량을 시속 100㎞ 속도로 충돌시킬 수 있고, 각국의 평가와 실 사고를 구현한 다양한 시험을 진행할 수 있다. 사람 대신 차량에 탑승하는 인체 모형도 전시돼 있었는데, 한 세트당 가격이 15억원에 달한다.

백창인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 통합안전개발실 상무는 "충돌안전평가는 글로벌 판매차량 기준으로 평균 100회 이상 실시하며 시험 전 버추얼 시뮬레이션을 통한 개선, 시스템 및 단품 평가를 통한 성능 검증 후 실차 평가를 진행을 하고 평가 후에도 여러가지 방법으로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충돌 안전 개발비 차당 100억원 투입

100회의 실차 충돌 시험 외에도 버추얼 충돌 시뮬레이션을 통해 차종당 평균 3000회 이상의 충돌 해석 과정을 거친다. 한 차종의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충돌 안전 개발에만 4만5000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차량당 소요되는 충돌 안전 개발 비용은 100억원 수준이다.

아이오닉5, EV6, GV60 등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으로 만들어진 전기차는 전 세계 기관 가운데 가장 가혹한 충돌안전평가를 실시하는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HS)에서 최고등급인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를 획득한 바 있다.

최근 전기차 화재 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진 만큼 안전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백 상무는 "지난해 소방청 발표 기준으로 화재사고 발생 비율을 보면 내연기관차는 0.018%, 전기차는 이에 절반 수준인 0.010%"라며 "전기차여서 화재가 많이 발생한다는 것은 조금 오해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자체에 대한 단품 단위의 시험을 실시하고 있으며, 화재 위험 요소가 있는 부위는 법규가 정한 위치가 아니더라도 별도의 시험도 진행한다.
백 상무는 "고객 안전 최우선 철학을 기반으로 최상의 제품 개발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보다 높은 안전 성능을 목표로 차량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cjk@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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