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은 가십이 아니다
2023.01.16 18:16
수정 : 2023.01.16 18:16기사원문
2016년 3월 당시 '구글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겼다'처럼 2023년 겨울 '챗GPT가 코딩까지 해준다'에 흥미 위주로 접근한다면, 또 다른 '빅테크 기업 AI 독점'을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AI 연구재단인 오픈AI가 개발한 대화형 AI 챗GPT 역시 처음에는 구글과 같은 빅테크 검색 및 AI 독점을 견제하기 위해 출발했다고 한다.
하지만 오픈AI 초기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 클라우드컴퓨팅(클라우드) '애저'에 이어 검색엔진 '빙'에도 챗GPT를 접목, 구글 추격에 나섰다는 소식은 또 다른 빅테크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기반 글로벌 빅테크 간의 AI 경쟁은 국내 IT 생태계에 위기다. 그들만의 기술경쟁만으로 취급할 수 없는 이유다. 이미 PC·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클라우드 등 IT산업 전반이 빅테크에 의존하고 있다. IT업계는 물론 디지털 전환을 이루는 산업 전반을 고도화시키는 AI까지 빅테크에 내줘야 하는 상황이 위태롭다.
이 가운데 네이버와 SK텔레콤 등이 내세운 한국어 특화 초거대 AI에만 희망을 거는 게 맞는 건지 의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도 챗GPT의 한국어 처리 한계에 우쭐할까 두렵다.
이 두려움은 2016년 봄날 눈앞에 펼쳐졌던 구글 딥마인드 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 대국 당시에도 온몸으로 느낀 바 있다. 정부, 학계, 민간기업 모두 '한국판 알파고'를 운운하며 각종 전략을 발표했지만 현재 실체가 파악되는 AI는 네이버 '하이퍼클로바'뿐이다.
기자 역시 AI가 가십에 머물지 않도록 각성하고자 한다. 일론 머스크와 함께 오픈AI를 공동창업한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의 제언처럼, AI는 산업뿐 아니라 국제질서와 부의 균형 등 인류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그야말로 '빅뱅'이기 때문이다. 즉 인간과 AI의 공존을 논의할 지금, 그림을 그려주고 작사·작곡을 하는 AI에 대한 SF영화 같은 상상력만 난무하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산업IT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