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잡자"…삼성전자, 반도체 무뎌진 칼날 ‘M&A'로 살린다

      2023.01.20 05:00   수정 : 2023.01.20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삼성전자 기조 속에도 반도체 업황 불황 심화로 '기술적 감산'이 거론되는 가운데, 인수합병(M&A)를 통한 위기 극복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도 올해 초 열린 CES 2023에서 "M&A는 잘 진행되고 있다"고 알린 만큼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앰코 등 반도체 패키징 기업들이 거론되는 가운데, 디자인하우스와 파트너십 강화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앰코 등 패키징 기업 거론…파운드리 시너지 기대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강화를 위한 다수의 M&A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규모 생산을 해오던 삼성전자 입장에선 소규모 주문에 대응이 후공정(OSAT) 업체를 인수할 경우 경제성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M&A 후보군으로 앰코가 거론되고 있다. 미국계 기업인 앰코는 세계 2위 패키징 기업으로, 지난 1968년 설립된 아남반도체가 전신이다. 자동차 칩 패키징, 테스트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어 인수할 경우 파운드리 강화와 더불어 차량용 반도체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기준 TSMC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TSMC의 글로벌 파운드리 수익 점유율은 60%인 반면, 삼성전자는 13%로 전분기 보다 격차가 1%p 늘어난 47%p로 벌어졌다. 메모리 반도체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파운드리 시장의 성장이 필수적이다.

특히 최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적자전환 가능성이 언급되며 인위적 감산이 아닌 공정전환에 따른 기술적 감산이나 생산라인 효율화에 따른 자연적 감산 등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이 같은 반도체 업황 불황을 탈출하기 위해 M&A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현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에 치우쳐 대규모 생산에 최적화된 라인을 가지고 있다"면서 "파운드리와 같은 소량 주문이 많은 시장에서는 앰코 같이 소규모 물량을 의탁 생산하는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와 앰코 측은 모두 말을 아끼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디자인하우스·로봇업체 인수설도 솔솔

한종희 부회장이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CES 2023 기자간담회에서 M&A와 관련해 좋은 소식을 기대해달란 발언도 M&A 가시화에 힘을 싣는다
한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좋은 소식을 들려드린다고 했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봉쇄 등으로 지연됐다"며 "구체적 사항은 보안 때문에 공개가 어렵지만, M&A는 잘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달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디자인하우스 등도 M&A 대상으로 거론하고 있다. 디자인하우스는 팹리스가 설계한 반도체를 파운드리 공정에 최적화하는 가교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ARM 인수설이 대두됐을때, ARM과 협력 관계에 있는 디자인하우스와의 시너지가 기대되기도 했다.

당시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세계적 팹리스인 ARM 인수는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전략적 협력을 통해 디자인하우스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대만의 TSMC가 파운드리에서 강점을 보일 수 있는 점도 디자인하우스와의 네트워크 덕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규모가 크지 않아 삼성 입장에서 디자인하우스를 신규 먹거리로 보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부회장이 CES 2023에서 'EX1'이라는 보조 기구 로봇을 출시한다고 밝힌 만큼, 향후 로봇ㅎ과 인공지능(AI) 기업들의 M&A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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