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신봉자'의 절묘한 매도… 틸, 대폭락장 앞서 18억달러 챙겨

      2023.01.19 18:27   수정 : 2023.01.19 18:27기사원문
억만장자 투자자 피터 틸이 8년에 걸친 비트코인 베팅을 접고 가격 붕괴 전에 대부분의 물량을 털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들을 부추겨 비트코인 매수에 나서게 한 뒤 자신은 상당한 차익을 거둔 뒤 빠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간) 틸이 공동 창업한 벤처캐피털 파운더스펀드가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이 붕괴되기 직전, 8년에 걸친 비트코인 투자를 정리해 약 18억달러(약 2조2100억원)의 차익을 남겼다고 보도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가 있는 파운더스는 2014년 초 비트코인에 투자를 시작했다. 이후 비트코인을 대규모로 확보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파운더스는 투자금의 약 3분의 2를 비트코인을 사들이는데 썼다.

그러나 파운더스는 지난해 3월 말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을 대부분 팔아치웠다. 지난해 5월 가상자산 시장이 폭락하기 직전이다. 파운더스는 현재 비트코인 보유 물량이 매우 미미한 것으로 전해졌다. 틸과 파운더스는 비트코인을 대부분 팔아치웠다는 사실을 지금까지 쉬쉬해왔다.

공화당 지지자이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강력히 지지하는 틸은 비트코인을 초기에 대량 구매한 몇 안 되는 억만장자 투자자 가운데 하나다.

특히 틸은 그동안 "비트코인의 미래를 낙관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한 가상자산 컨퍼런스에서 "이제 법정화폐는 종말을 앞두고 있다"면서 가상자산이 법정화폐를 대신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틸은 이 같은 전망을 토대로 당시 약 4만4000달러 수준이던 비트코인 가격이 100배 상승할 것이라고 낙관한 바 있다.


틸은 나아가 JP모간 최고경영자(CEO) 제이미 다이먼, 블랙록 CEO 래리 핑크 등 월스트리트의 영향력 있는 금융인들이 비트코인에 쏠리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2009년 출범한 비트코인은 서서히 오르기 시작하다가 2014년 750달러 수준에서 2021년 11월에는 6만5000달러를 넘기며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그러나 최근 가격이 급변동하면서 지난해 11월에는 2년 만에 최저수준인 1만5500달러로 추락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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