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대영박물관·나이키도 '곤혹'...올해도 재현된 '중국 설' 논란

      2023.01.22 13:00   수정 : 2023.01.22 13: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설 연휴를 맞이한 가운데, '중국 음력설(Chinese Lunar New Year)' 표기를 두고 국내외 유명 인사와 기관들이 곤욕을 치렀다. 대영박물관은 '한국 음력 설'이란 표현을 썼다가 중국 누리꾼들의 '좌표 찍기'에 몸살을 앓고, 국내 걸그룹 뉴진스의 멤버 다니엘은 '중국 설'로 표기해 논란이 일자 고개를 숙였다. 나이키와 애플 등 세계적인 브랜드가 온라인계정에 '중국 설'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 설' 표기에 中 누리꾼들 "도둑질 하지 마라"
영국 런던의 대영박물관이 음력 새해를 맞아 '한국의 음력설'을 기념하는 행사 홍보 트윗을 올렸다가 중국 누리꾼들의 좌표 공격을 당해 결국 해당 트윗을 삭제했다.

영국박물관은 지난 20일(현지시간) ‘Celebrating Seollal 설맞이’라는 제목으로 한국 전통 음악·무용 공연과 한국관 큐레이터 설명 등의 행사를 열며 '한국 음력설(Korean Lunar New Year)'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이어 박물관 측은 트위터에 행사 안내 공지와 함께 흰 저고리와 분홍색 한복 치마를 입은 한 여성이 대영박물관 내에서 공연을 펼치는 사진을 첨부했다.

중국인 누리꾼들은 '한국의 음력설'을 '중국설'로 표기해야 한다며 항의 트윗을 줄지어 남겼다. 한 누리꾼은 "언제부터 (음력설이) 한국 것이 됐냐"며 지적했다.
이 밖에도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은 "중국에서 온 전통인데 도둑질 하지 마라" "이건 '중국 설'이라고 부릅니다" "중국인들도 한국인들이 우리의 음력설을 기념하는 걸 환영하는데 어떻게 '한국설'이라고 쓸 수 있지?"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인기 절정' 뉴진스도 못 피해...다니엘 "깊이 반성"

걸그룹 뉴진스는 21일 멤버 다니엘이 최근 팬들과의 소통이 가능한 앱 '포닝'에 '중국 설(Chinese New Year)'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다니엘은 이날 뉴진스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실수를 깨닫고 바로 삭제했지만 이미 많은 분께 메시지가 전달이 됐고, 돌이킬 수 없게 됐다"며 "음력설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여러 국가와 지역에서 기념하는 명절이기 때문에 저의 표현은 부적절했고 이 부분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다니엘은 "이로 인해 실망하거나 마음에 상처를 받았을 버니즈와 많은 분께도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일을 잊지 않고 앞으로 더 신중하게 행동하고 표현하는 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국·호주 복수국적자인 다니엘은 앞서 지난 19일 포닝에서 버니즈(뉴진스 팬덤의 이름)에게 "'차이니즈 뉴 이어'에 무엇을 하느냐"고 물어본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을 빚었다.

"유엔도 애플도 나이키도 '중국 설' 표기"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는 19일 "유엔에서 공식적으로 발행하는 우표에서도, 애플 및 나이키 등 세계적인 기업에서도 '음력 설'을 '중국 설'로 표기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음력 설'은 한국,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들이 기념하는 명절이기 때문에 '음력 설(Lunar New Year)'로 바꾸는 것이 맞다"며 "아시아권의 보편적인 문화가 중국만의 문화인 양 전 세계에 소개되는 것은 바로 잡아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서구권 주요 도시의 차이나타운에서는 설을 맞아 큰 행사가 진행돼 왔다"며 "이로 인해 나라별 주요 뉴스의 한 장면으로도 많이 소개돼 '중국 설'로 인식돼 온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국가들은 서 교수와 같은 지적에 동감하며 '중국 설' 대신 '음력 설'을 사용하고 있다.
2021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설 당일 중계된 뉴스에서 "Happy Lunar new year. 감사합니다"라고 축하 인사를 했으며, 영국 총리실 또한 '중국 설' 대신 '음력 설'을 공식문서에 사용하는 등 변화가 일고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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