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살기 팍팍한데 정치권은 뭐하나"…질책 쏟아진 설 민심
2023.01.24 10:07
수정 : 2023.01.24 10:07기사원문
(광주=뉴스1) 서순규 박영래 박준배 박진규 김동수 기자 = 윤석열 정부 집권 2년차를 맞이한 2023년 새해 설 명절. 모처럼 지역구에 내려와 안부를 묻는 국회의원들에게 광주전남 지역민들은 따뜻한 격려보다는 질책이 앞섰다.
정치권의 여야 대립이 지속되면서 국민들의 삶이 더욱 힘들어졌다는 토로와 함께 163석의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역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또한 어려워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치권이 힘을 모아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병훈 의원(광주동남을)은 "지역 어르신들을 만나 보면 뉴스를 보기 싫다고 말할 정도로 현 정부에 대한 불신이 크게 자리잡고 있었다"며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서의 잇단 실수로 대외적으로 국가 체면이 손상되고, 국내에서는 난방비 등 각종 물가 인상으로 살기가 더욱 팍팍해졌다는 하소연이 쏟아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잘못해서 정권을 뺏긴 만큼, 제대로 일 좀 하라는 쓴소리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광주전남 최다선인 3선의 이개호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도 "윤석열 정부의 국정난맥상에 크게 실망하면서도 야당인 민주당이 제대로 역할 못한데 대한 질책이 컸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걱정하면서, 검찰의 '없는죄 만들기'에 대한 반발분위기도 만만치 않았다"며 "민주당 의원들이 하나로 뭉쳐 잘 싸우라는 당부가 많았다"고 밝혔다.
서동용 의원(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은 "정치는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통합하는 것인데, 윤석열 정부는 민주주의 대원칙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자명하다"며 "화물연대 파업에 보듯 사회적 약자를 굴복시키고, 이태원참사 유족들의 요구를 무시하는 등 힘으로 약한 자의 좌절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용빈 의원(광주 광산구갑)은 "물가 폭탄에, 공공요금 인상에, 고금리에 서민들 한숨이 깊어져도 윤석열정부는 야당 탄압, 전 정부 탄압, 노조 탄압에만 골몰하며 검찰권력으로 응징하려는 '압색정부'로만 활동해 불만이 높았다"며 "지난 선거 때 위성정당 후유증이 있는 만큼 '반쪽짜리 선거제 개혁'으로 가선 안된다는 당부와 함께 광주군공항 이전, 어등산 관광사업 등 광주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달라는 주문이 많았다"고 밝혔다.
갈수록 팍팍해진 민생해결을 위한 정치권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김승남 의원(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은 "고물가 고금리로 민생 특히 농어민이 어려운 상황인데 현 정부의 민생대책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농자재값, 유가, 비료값, 사료값 인상으로 농어촌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농촌 상황을 알렸다.
특히 "고금리 여파로 소비 둔화 영향으로 소값 하락이 지속돼 축산 농가의 어려움이 크다"며 "사료값이라도 내려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철현 의원(전남 여수시갑)은 "이재명 당 대표를 중심으로 민주당이 민생 챙기기 행보에 두 팔을 걷어붙이고 있지만, 고물가 여파와 경기침체로 설 대목 수산시장과 전통시장까지 찬바람이 불고 있었다"며 "상인들께서 '국가에서 서민을 위한 정책은 만들지 않냐', '온누리상품권이 없으니까 손님이 없다' 등 갈수록 경기가 안 좋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셨다"고 걱정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이형석 의원(광주 북구을)도 "민생경제에 몰아친 한파가 너무 혹독한데 윤석열 정부가 너무 무능하다고 비판했다"며 "민주당이 비상한 각오로 민생회복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얽혀있는 지역현안에 대한 속도감 있는 추진을 요청하는 의견들도 개진됐다.
시내버스가 장기 운행중단되고 있는 목포 지역구의 김원이 의원은 "언제까지 시내버스 사태를 지켜만 볼 것이냐"며 "버스회사측의 불법에 대해 단호히 응징해 하루빨리 시내버스 운행을 정상화 시켜달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다.
김회재 의원(전남 여수시을)은 "여수 SRT 문제, 여수~남해 해저터널, 향일암 군부대 이전 등 지역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중 여수 대학병원 설립과 관련해 대화를 가장 많이 했고 관심을 보였다"며 "여수에 대학병원이 들어서면 해저터널과 연계한 인근 도시까지 혜택을 받아 약 100만명에 가까운 인구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집중 설명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