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가세한 배터리 경쟁서 이길 새 전략 절실
2023.01.24 18:21
수정 : 2023.01.24 18:21기사원문
미래의 자동차 동력원인 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경쟁은 반도체만큼이나 뜨겁다. 지난해 1~11월 전 세계 전기차의 배터리 총사용량은 446.0GWh로 전년보다 74.7% 상승할 만큼 증가 속도가 빠르다.
글로벌 1위인 중국계 CATL은 두 배 이상, BYD 등 톱10에 오른 다른 중국계 기업들도 모두 세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피 터지는 경쟁 속에 LG에너지솔루션은 3위로 밀려났고, SK-On과 삼성SDI가 5, 6위를 차지했다. 이런 마당에 54조원의 민관 투자를 내세운 일본의 가세는 더욱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다. 세계 시장을 선점한 한국과 중국에 대한 선전포고와 다름없다.
일본은 세계 최초로 리튬이온 배터리를 상용화했고, 2015년까지 배터리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한 배터리 종주국이다. 특히 전 세계 전고체 배터리 특허의 37%를 보유할 만큼 앞선 일본의 기술력은 우리에게 위협적이지 않을 수 없다.
기술개발과 투자에 대한 책임은 기본적으로 기업에 있지만 국가 기간산업을 발전시키는 데는 정부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배터리와 반도체 등 핵심 산업에 대한 투자를 정부가 주도하는 세계 각국의 동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우리 정부도 2030년까지 40조원 투자와 세제 혜택을 포함한 'K-배터리 발전전략'을 2021년 발표한 바 있다.
일본까지 경쟁에 뛰어든 현시점에서 정부는 재작년의 발전전략을 재점검하고 새로운 대응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투자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과 함께 일본 이상의 규모로 투자를 늘리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전경련의 주장처럼 국내 기업에 불리한 전기차 보조금 정책의 재검토도 요구된다.
호주 등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세액공제 대상국을 상대로 배터리 필수 광물 물량을 확보하는 것도 기업에만 맡겨둘 일이 아니다. 발로 뛰는 정부의 외교력으로 막힌 곳을 뚫어줘야 한다. 지금 기회를 놓치면 영영 뒤처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