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적자·긴축·경기침체… 새해에도 깊어지는 ‘3중고’
2023.01.24 18:45
수정 : 2023.01.24 20:31기사원문
새해에도 국내외 리스크가 꺼지지 않고 있어 무역적자, 글로벌 긴축, 경기침체 3중고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반도체 등 침체로 수출이 꺾이고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수입액이 늘면서 10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급격한 긴축으로 한미 금리역전으로 외국인 투자자 자금유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0개월 연속 무역적자 가능성
24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액보다 수입액이 급격히 늘어난 무역적자 장기화로 우리나라 경제의 우환이 되고 있다. 지난해 4월 무역수지가 적자로 전환된 후 10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1월 1∼20일 수출액(관세청 통관 기준)은 336억21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438억8500만달러로 9.3% 증가해 무역수지는 적자 102억6300만달러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55억8800만달러 적자)보다 적자 규모가 컸다. 10개월 이상 연속 적자는 1995년 1월∼1997년 5월 적자 이후 25년여 만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반도체, 정밀기기 등 수출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미국·유로존 등 고금리 기조가 당분간 지속되면서 국내 금융과 실물시장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도 무역적자는 역대 최대인 475억달러를 기록했다. 연간 무역수지 적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132억6000만달러 적자)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었다.
고금리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것도 문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오는 31일(현지시간) 시작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p 금리인상을 예고해서다. 한미 금리역전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4.5~4.75%로 올릴 경우 한미 금리차이는 20여년 만에 가장 큰 수준인 1.25%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5.0%까지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국이 더 이상 금리인상을 하지 않을 경우 한미 금리 격차는 1.5%p까지 벌어지게 된다.
■한미 금리격차 자금이탈 우려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높은 상황이 지속되면 원화 가치와 자산가치 하락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국내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대거 뺄 가능성이 커진다. 원·달러 환율도 상승할 경우 수입물가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무역수지 적자가 고착화될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둔화세가 이어지면서 정부는 국내외 경기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단기 거래하는 외국인 투자자 채권 유출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지난달 기준금리를 0.5%p 인상한 2.50%로 긴축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3월부터 기준금리 인상 폭을 0.25%p로 줄일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당분간 평년보다 높은 수준의 금리가 지속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긴축적 통화정책효과가 누적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세계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됐다.
정부 관계자는 "급격한 채권유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국내외 금리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