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내일 당권 도전 입장 발표‥金·安은 '신경전'
2023.01.24 19:00
수정 : 2023.01.24 19: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차기 국민의힘 지도부를 선출하는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잠행모드를 깨고 25일 당 대표 출마 여부를 발표한다. 나 전 의원 측이 지난 20일 보수의 상징적인 장소에서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고 밝힌만큼 나 전 의원의 출마가 초읽기라는 관측 속에 '여의도 당사'에서 '출마 여부'를 발표한다는 점을 두고 출마 여부를 끝까지 고민하는 것이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나 전 의원이 당권 레이스에 참가를 결정하면 당대표 선거는 사실상 '김기현·나경원·안철수(후보 이름 가나다순)' 3파전 구도로 전개될 전망이다.
■잠행 깬 羅 입장 발표에 '관심'
24일 여권에 따르면 그동안 친윤석열계와 자신의 전대 출마 여부 등을 놓고 극심한 갈등을 빚은 나 전 의원이 25일 오전 11시에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 당사에서 전대 출마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한다.
이를 두고 나 전 의원이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는 관측이 적지 않다. 나 전 의원이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이후에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반복해서 예고한 데다 불과 나흘 전 측근을 통해 "여전히 전의에 불타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실제 나 전 의원은 연휴 기간 비공개로 이회창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총재 등 정치권 원로를 만나고 측근들과 출마 시점 및 발표 장소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설 명절 연휴(1월 21~24일) 나흘 간 '밥상머리' 민심 청취를 통해 전대 출마 명분으로 나 전 의원이 강조해온 '국민과 함께하는 여당' 프레임을 구현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또 출마를 더 미룰 경우 그동안 친윤계와 마찰을 빚으면서 쌓은 정치적 소명과 명분이 사라지는 데다, 대중적 인지도 뿐만 아니라 당원 지지도도 높은 나 전 의원으로선 출마를 포기할 경우 정치적으로 다음 선택지가 없을 정도로 막다른 골목으로 몰렸다는 현실적 판단도 깔렸다는 관측이다.
다만 나 전 의원이 막판까지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만큼 최종 출마 여부를 아직도 확정할 수 없다는 신중론도 있다. 나 전 의원이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전당대회 관련 입장 표명을 예고하면서도 구체적인 발표 내용에 대해서는 끝까지 함구하고 있어서다. 나 전 의원 테이블에는 출마와 불출마 시나리오가 모두 올라간 것으로 전해졌다.
■金 vs 安 신경전 '팽팽'
이 가운데 국민의힘 당권주자는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에도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며 서로를 향한 날 선 발언을 쏟아냈다.
김기현 의원은 기자들과 오찬간담회에서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슬로건을 강조하면서 "저는 '철새 정치', '여기 기웃 저기 기웃' 정치인의 삶을 살아오지 않아서 그렇게 말할 충분한 자격 있다"고 안 의원에게 견제구를 던졌다.
김 의원은 또 안 의원 측이 자신의 '연포탕' 슬로건을 '말장난'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상대 후보에 대한 말은 점잖게 하라"라면서 "대선 행보 하는데 그런 사람이 당 대표가 되면 보나마다 자신과 친숙하고 오랫동안 정치 행보를 (함께) 했던 사람들에게 빚(이) 있기 마련"이라고 꼬집었다. 이 역시 대권 도전 가능성이 점쳐지는 안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안 의원도 이에 질세라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안 의원은 이날 북한 이탈 주민 초청 오찬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연포탕을 외치다가 그 다음날 갑자기 또 진흙탕을 외치니까 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이는 김 의원이 전날 유튜브 방송에서 "이재명 대표는 사실 흙수저 출신이지 않나"라면서 "우리 당 대표도 흙수저 출신인 제가 돼야 맞상대가 된다"고 언급한 데 대한 반응으로 읽힌다.
그러면서 "예전에도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를 한다고 하고 오랫동안 그걸 유지하기 위해서 김치 냉장고를 산다고도 하다가 하루 만에 바꿨다"며 "상황이나 전략에 따라서 자꾸 이야기가 왔다 갔다 바뀌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휴 직전부터 발표된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여론조사에서 다자 대결은 김 의원이 앞서고, 양자 대결은 안 의원이 김 의원을 제치는 양상이 이어지면서 둘 사이 신경전이 커지고 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