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물든 설'美 아시아계 수십명 사망… 바이든 총기규제 고삐

      2023.01.24 18:57   수정 : 2023.01.24 18:57기사원문
전체 인구의 약 7%가 아시아 출신인 미국에서 음력 설 전후로 총격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스무명 가까운 사람들이 숨졌다. 희생자 대부분은 동포에게 총을 맞은 중국계 이주민들이었다.

AP통신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23일(현지사간)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남쪽으로 약 48㎞ 떨어진 소도시 하프문베이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 샌머테이오카운티 보안관실은 사건이 여러 곳에서 잇따라 발생했으며 최초 총격 지점에서 4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사건 현장에서 추가로 3명의 시신이 발견됐다며 총격 지점 인근에 보육시설이 있었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주의 공화당 하원의원 안나 에슈는 CNN을 통해 첫번째 사건 현장이 하프문베이 교외의 버섯농장이었고 약 3.2㎞ 떨어진 지점에서 추가 총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용의자는 67세 중국계 주민인 자오춘리로 파악됐으며 사건 발생 이후 2시간 뒤에 보안관서 지구대의 주차장에서 발견됐다. 그는 자신의 차에서 저항 없이 체포됐다. 카운티 보안관실은 "용의자의 무기는 그의 차 안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그가 사용한 반자동 권총 1정을 압류하고 단독범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지 언론 NBC 베이 에어리어는 하프문베이 시의원의 말을 인용해 희생자들은 중국인 농장 직원들이라고 전했다. 샌머테이오카운티의 크리스티나 코퍼스 보안관은 기자회견에서 용의자가 보육시설 직원으로 추정된다며 사건 당시 현장에 농장 직원은 물론 어린이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범행 동기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연이어 일어난 총기난사라는 점에서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지난 21일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카운티의 몬터레이파크에서는 72세 중국계 남성 휴 캔 트랜이 댄스 교습소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해 11명이 사망했다. 희생자 대부분은 중국계 주민들이었으며 용의자는 반자동 권총으로 범행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해당 사건 역시 구체적인 범행 동기가 밝혀지지 않았다.

사건은 미국 중부에서도 발생했다. 23일 아이오와주 디모인의 한 교육센터에서는 총격 사건이 발생해 학생 2명이 숨지고 교사 1명이 다쳤다. 경찰은 총격 이후 용의자 3명을 연행했으며 무작위 총격이 아닌 특정 표적을 노린 공격이었다고 분석했다.

카린 장 피에르 미 백악관 대변인은 23일 트위터를 통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하프문베이 사건을 전해 들었으며 "연방 정부 차원에서 지역 경찰에 필요한 지원을 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바이든은 앞서 21일 사건 이후 애도를 표하고 미국 내 모든 공공 건물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바이든 정부는 이번 사건으로 총기 규제를 더욱 강력하게 추진할 전망이다.


집권 민주당은 지난해 6월, 약 30년만에 처음으로 총기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총기를 구매하는 18~21세 국민에 대한 신원 조회를 까다롭게 바꾸기로 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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