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운행해도 최저임금 못 벌어"… 택시기사들 '탈출 러시'

      2023.01.24 19:11   수정 : 2023.01.24 19:11기사원문
돈벌이가 안된다며 택배 배달업 등으로 이직하는 기사들이 늘면서 부산지역 법인택시 절반가량이 운행을 멈추고 차고지에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산지역 법인택시 회사는 95곳으로 총 1만11대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절반 정도인 5300대만 현재 운행 중이고, 나머지 차량은 각 회사 차고지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운전자들이 하루 종일 택시운전을 해도 사납금을 내고 챙기는 수익금이 외국인 근로자 임금은 물론 법정 최저임금에도 못 미칠 때가 많아 택시기사들이 오토바이 택배 배달업 등으로 이직하고 있는 경우가 늘고 있어서다.

이 같은 현상으로 부산지역 법인택시 회사들의 경우 차량 가동률이 70% 이상 돼야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에서 수년째 50% 수준에서 운영되다 보니 빚만 늘고 있어 문을 닫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택시업계도 어려움을 호소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택시대란 해소를 위해 부산시에서 부제 해제를 시행한 뒤에도 쉬는 날 없이 일을 해보지만 수입은 나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김호덕 개인택시사업조합 이사장은 "택시요금을 논의하는 물가대책위원회 대부분 시민단체나 학계교수, 정치인, 시의원들로 구성됐고 업계 종사자들은 이해 당사자라는 이유로 제외됐다"며 "일방적으로 요금을 정하는 기존 방침에서 운전자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는 구조로 바꿔야 된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택시기사들에게 최저임금 수준만이라도 보장되는 정책이었더라도 업계가 이 지경으로 고사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너무 오랜 시간 택시업계의 희생을 강요한 것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요금 제도가 지속될 경우 법인택시회사는 적자가 심해져 줄줄이 부도를 맞고, 개인택시 역시 운행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높다.

이 때문에 서비스 개선과 업계 선순환 등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절박한 목소리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택시회사와 같이 외국인 근로자를 택시기사로 고용하는 방안도 제시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운전자를 고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다.

도로교통법규나 지리 습득 등 기본적인 부분을 제외하고서라도 택시 자격증을 받기 위한 절차 자체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이 택시 운전자의 급여보다 높다는 것이다.


한 법인택시업체 관계자는 "현재 외국인 근로자들 평균 임금이 300만원 이상으로 파악된다. 법인택시 운전자의 경우 최저임금 수준도 벌기 어렵다.
택시보다 근로여건이 나은 곳도 많다"고 전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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