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계, 골칫거리 폐기물을 재활용 소재로…넷제로 앞당긴다

      2023.01.25 06:28   수정 : 2023.01.25 06:28기사원문
폐어망으로 만든 열분해유 원료(사진제공=LG화학)


열분해 납사로 생산한 롯데케미칼 폴리카보네이트(Polycarbonate)/사진제공=롯데케미칼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화학업계가 폐어망과 폐플라스틱 등을 재활용한 소재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강화에 나서고 있다. 폐기물을 재활용할 경우 기존 석유화학에 기반한 생산 과정과 달리 탄소배출을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세계적인 경영 흐름인 넷 제로(Net Zero·탄소배출 0)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25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이달 LG화학은 폐어망 리사이클 기업 넷스파(NETSPA)와 자원순환 체계 구축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넷스파는 해양폐기물을 선별 가공해 LG화학에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LG화학은 오는 2024년 가동 예정인 충남 당진시 석문국가산업단지 공장에서 재활용 플라스틱을 생산한다.

해양 폐기물은 국내 기준 연간 약 5만톤에 달할 정도로 환경 파괴 주범이다. 막대한 수거 비용 탓에 대부분 방치되고 있다. 양사 협업은 해양 생태계 보호와 탄소배출 저감 효과로 이어지게 된다.

LG화학은 '2050 넷 제로'(Net zero) 선언 이후 친환경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21년 폐기물 재활용률을 전년 대비 7%p 올린 85%를 달성했다. 오는 2050년까지 전 세계 사업장의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기업들의 ESG 경영 강화는 세계적인 추세로 확대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2022 K-기업 ESG백서'에 따르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의 2021년 환경·안전 분야 투자액은 5조4400억원이다. 2021년 매출액 1원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전년 대비 13.5% 줄이는 결과를 내놨다.

전경련 관계자는 "친환경 사업구조 전환이 ESG 경영 강화로 활발해지고 있다"며 "환경·안전 설비에 대한 투자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고부가 합성수지 PC(Polycarbonate)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PC는 충격에 강하고 내열도와 투명성이 높아 전기·전자·가전제품에 쓰이는 소재다.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는 버려진 플라스틱을 고온으로 가열해 얻은 기름이다. 불순물을 제거하는 후처리 과정 이후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원료인 나프타로 재활용할 수 있다.

롯데케미칼은 현대오일뱅크로부터 받은 폐플라스틱 열분해 나프타를 여수공장 내 NCC(납사 분해 시설)에 투입해 PC를 얻는다.

또한 플라스틱 자원선순환 기술로 주목받는 화학적 재활용 페트(C-rPET·Chemical Recycled PET) 생산에 나선다. 플라스틱 재활용은 잘게 부시는 물리적 재활용과 촉매·열로 재활용하는 화학적 방식으로 나뉜다. C-rPET는 폐페트를 화학적으로 분해(해중합)해 단량체(BHET)로 되돌린 후 분리·정제해 생산한 것을 말한다.

롯데케미칼은 울산2공장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해 국내 최초로 폐페트를 처리할 수 있는 해중합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이곳에서 생산한 원료로 투입해 C-rPET를 생산하는 별도 생산 시설도 갖출 계획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 PCR PS(Post Consumer Recycled Polystyrene)의 상업화 작업 후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PCR PS는 폐PS를 재활용해 만드는 합성수지 소재다.
PS소재 용기를 수거해 압착·분쇄·세척·건조 과정을 거쳐 기존의 PS와 동등한 물성을 지녔다.

금호석유화학은 에어컨·냉장고·청소기·공기청정기에서 PCR PS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는 "제품의 기능성을 확대하면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고민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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