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미매각 금액 4배 급증
2023.01.25 18:06
수정 : 2023.01.25 18:06기사원문
25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2년 공모회사채 수요예측 실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채 미매각 금액은 2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6000억원)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건수는 19건에서 52건으로, 미매각율은 1.1%에서 6.7%로 각각 늘었다.
특히 A등급 물량에서 1조5000억원(26건) 미매각이 발생해 전체 과반을 차지했다. 미매각율이 무려 24.0%였다. AA등급 이상(3.3%), BBB등급(5.9%)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수요예측 자체가 많이 없었다. 지난해 공모 무보증사채 수요예측 금액은 28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8.0%(11조1000억원) 줄었다. 건수도 35.3%(176건) 감소한 322건에 그쳤다. 경쟁률 역시 398.8%에서 230.5%로 대폭 낮아졌다.
등급별 양극화도 심화됐다. AA등급 이상 우량채 비중은 70.8%에서 77.6%로 7%포인트 가까이 증가했으나 A등급과 BBB등급은 모두 감소했다. 특히 A등급은 수요예측 금액이 5조원에 불과해 전년(9조4000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경쟁률은 133.1%로 같은 기간 331%포인트 수직 낙하했다. BBB등급은 하이일드펀드 등 일부 수요가 뒷받침된 덕분에 겨우 버텼다.
금리 인상의 영향이 컸다. 발행사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고 평가손실 우려로 기관이 수요예측에 나서지 않으면서 수요와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여기에 레고랜드 사태, 한전채 대규모 발행에 따른 구축효과 등 연이은 악재로 기업들이 발행시기를 이연하거나 은행 대출, 기업어음(CP) 등으로 경로를 틀었다.
지난해 1·4분기 12조2000억원이던 수요예측 금액은 4·4분기 2조4000억원까지 주저앉았다. 11월 말 정부가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실시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개선, 우량채들부터 살아나기 시작했다.
회사채 결정금리 상향 압력도 커졌다. 전년 대비 21.1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증권사 리테일 및 하이일드펀드 등이 주요 수요처인 BBB등급에 비해 수요 기반이 약해 신용 경계감이 심화된 A등급의 결정금리는 38.8bp 뛰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