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소변 왜 못가려"...지적장애 동생 창고에 가두고 학대한 누나 구속

[파이낸셜뉴스] 지적장애를 가진 친동생을 감금하고, 학대한 20대 여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25일 전주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문지선)는 특수상해 및 특수중감금 혐의로 A씨(25)와 A씨의 남자친구인 B씨(27)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지난달 24일부터 31일까지 자신의 집 안 창고에 동생 C씨(23)를 가두고 스팀다리미로 온몸을 지져 상처를 입히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달 31일 낮 12시께 A씨 집 근처를 지나던 이웃이 A씨의 집에 딸린 창고에서 C씨가 "살려 달라"고 소리치는 것을 듣고 경찰과 119에 신고를 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창고에 갇혀있던 C씨를 구조했다.

당시 C씨는 얇은 가운만 입은 채 거의 알몸 상태였고, 온몸 곳곳에 화상과 욕창 등 상처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A씨 등은 전북대병원 정신과 병동에 입원해 있던 C씨를 집으로 데려온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C씨의 의사소통 능력이 부족하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이들은 '동생이 자해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수사기관의 추궁이 이어지자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누나 부부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창고에 가두고 뜨거운 다리미로 몸을 지지는 등 학대했다"며 "창고 난방도 제대로 안 돼 너무 추웠고, 밥도 굶기거나 하루에 한 끼 정도만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현재 A씨, B씨와 함께 범행을 저지른 공범 1명을 수사 중이며 도주한 또 다른 1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공동상해, 감금치상 혐의로 송치된 이들을 수사해 형량이 더 높은 특수상해, 특수중감금 혐의로 기소했다"며 "피해자가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전했다.

[e-mail]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