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 VFX총괄 NEW 엔진비주얼웨이브 "덱스터와 협업, 차기작은 디즈니+ ‘무빙’ "

      2023.01.27 10:45   수정 : 2023.01.27 10: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20일 공개 직후 넷플릭스 세계 영화순위 1위에 오른 오리지널 영화 ‘정이’는 ‘승리호’ ‘고요의 바다’에 이어 한국의 시각특수효과(VFX)가 높은 수준에 올라와있음을 입증했다.

예고편 공개만으로 “와 이런 배경에 한국어가 들리고 한국 사람들 얼굴이 보이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 너무 멋있다”는 반응을 이끌어냈으며, 공개 후에는 재미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사이버펑크 장르 특유의 디스토피아와 첨단 기술이 공존하는 세계관, 인간과 로봇의 경계에 선 전투형 AI 등 한국 SF 장르물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았다.



연상호 감독은 앞서 ‘정이’의 프로덕션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잘 시도되지 않는 SF적 세트에 대한 노하우들이 높은 수준에 올라와 있더라”며 “제작진 모두가 베테랑으로서 그 세트들을 구현해준 것에 대해 굉장히 놀라웠다”고 말했다. 이는 프로덕션 디자인과 촬영, 조명, 세트, VFX까지 모든 팀이 유기적으로 협업한 결과다.


콘텐츠미디어 그룹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의 VFX 계열사 엔진비주얼웨이브는 앞서 ‘지옥’ 작업에 참여했고 이번에 ‘정이’의 시각특수효과를 총괄했다.

엔진비주얼웨이브 측은 “2194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연상호 감독의 큰 그림을 사실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최종 시나리오가 나오기 이전 단계부터 연출자가 생각하는 이미지를 시각화하며 세계관의 디테일을 높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정이’는 기후변화로 지구가 폐허가 되자 우주로 이주한 인간들이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전쟁을 일으키고, 전설적인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하여 최고의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SF 영화다.




엔진비주얼웨이브는 급격한 기후 변화로 물에 잠긴 디스토피아라는 설정에 기반을 둔 도시 전경을 비롯해 ‘정이’ 프로젝트를 주관하는 크로노이드 본사, 연료봉 공장 등 주요 공간과 풍경을 디자인하고 물에 녹슬지 않는 플라스틱 소재의 로봇 설정으로 구조적인 개연성을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감정 표현까지 가능한 전투 AI ‘정이’의 사실적인 구현을 위해 초기 단계부터 의상, 분장, 특수분장팀과 협의를 거쳐 디자인 콘셉트를 구축했다.

엔진비주얼웨이브의 나일환 프리프로덕션 본부 이사는 “물에 잠긴 미래의 도시는 어떤 자원을 어디서 수급할 것인가에 대한 상상에서 출발해 일반적인 메탈 소재의 로봇이 아닌 물에 취약하지 않은 플라스틱 소재의 로봇을 고안해냈다”라며 “아예 다른 새로움을 추구하다 자칫 과해질 수 있는 부분을 늘 경계하며 진정성과 개연성을 바탕으로 관객을 설득할 수 있도록 차근히 빌드업 했다”고 전했다.

전후반부 액션신 눈길


‘정이’에서 전설의 용병 정이와 기계 로봇과의 전투신은 영화의 시작을 화려하게 연다. 마치 동물처럼 네발로 질주하는 로봇은 산업용 로봇처럼 아날로그적인 느낌을 자아내면서도 날렵한 움직임으로 ‘정이’ 특유의 묵직한 액션신을 완성한다.

전설의 용병 정이를 연기한 배우 김현주 역시 도입부 액션신에 만족감을 표했다. ‘정이’가 공개 직후부터 3일 연속 세계 영화순위 1위를 기록하던 중 취재진과 만난 김현주는 “내가 액션 연기를 잘해서 그렇다기보다 VFX 등 모든 분야의 합이 잘 맞춰진 결과”라며 “멋있더라”라고 말했다.

“‘지옥’의 무술팀이 액션을 맡아 내가 잘하는 액션 동작 위주로 짜줬다. 또 ‘지옥’과 달리 사람 대 사람의 액션이 아니고 로봇을 상대로 싸울 때는 (액션 배우가) 로봇처럼 움직여줘 연기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후반부 정이 AI 로봇이 벌이는 액션신은 김현주의 움직임을 모션 캡처한 뒤 CG를 입혔다. 김현주는 “전반부 액션신에 비해 대역 배우의 비중이 높지만 나 역시 모션캡처 작업을 다했다”며 “내 표정 연기를 기반으로 CG작업이 이뤄졌다. 전반부 정이 액션에 비해 후반부 AI로봇 정이가 하는 액션은 더 파워풀하게 처리됐다”고 비교했다.

배우 이정현은 '정이' 공개 후 "어떻게 로봇에서 감정이 느껴지는 걸까. 어젯밤에 폭풍 오열했다"는 관람평을 내놓기도 했다.

프리-프리 공정 추가 “전체 제작비 절감”


‘정이’처럼 VFX 비중이 높은 콘텐츠를 만들 때는 세계관의 세세한 부분을 유추하고 설계해 전반적인 비주얼을 개발하는 프리-프리 프로덕션(Pre-Pre Production) 공정이 추가된다.

이는 엔진비주얼웨이브의 특화 영역이기도 하다. 엔진비주얼웨이브 측은 “차별화된 콘셉 비주얼을 개발하고 콘텐츠 세계관의 개연성을 강화하는 프리-프리 프로덕션 과정을 거치면 초기 리소스를 줄이고 시간을 절약하며 전체 제작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이’는 또한 엔진비주얼웨이브와 함께 대표적인 VFX업체인 덱스터스튜디오가 제작에 참여해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연상호 감독과 ‘부산행’ ‘반도’ ‘지옥’에 이어 ‘정이’까지 함께 한 엔진비주얼웨이브의 정황수 슈퍼바이저 본부 이사는 “‘정이’는 VFX 비중이 높은 작품이다 보니 엔진비주얼웨이브와 덱스터스튜디오가 양사의 장점을 살려 프리부터 포스트까지 효율적으로 시퀀스를 나눠 작업한 흔치 않은 사례”라며 “작품의 퀄리티를 최우선으로 양사가 합심해서 만든 작품인 만큼 그 의미가 크다”라고 평했다.


한편, 엔진비주얼웨이브는 올해 공개를 예정한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을 비롯해 강형철 감독의 신작 ‘하이파이브’, 엄태화 감독의 신작 ‘콘크리트 유토피아’ VFX 작업에 전념 중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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