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몇번에 가입 뚝딱 온라인펀드 인기몰이
2023.01.26 17:32
수정 : 2023.01.26 17:32기사원문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온라인전용 공모펀드의 설정원본은 25조7837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23조6642억원) 보다 8.9%(2조1195억원) 불어났다. 2018년 말(9조5084억원)과 비교하면 2.7배로 커졌다.
코로나19를 팬데믹으로 금융투자시장에 비대면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발판이 마련됐다. 대면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이 확인했다. 오히려 편하게 느끼는 단계에 이르렀다. 2030세대 등 디지털에 능한 투자자들이 시장에 편입된 배경도 작용했다.
일반 공모펀드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에서 '클릭' 몇 번으로 거래할 수 있는 주식, 채권, ETF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투자자가 원하는 상품이 나와도 은행, 증권, 보험사 등 판매사 문의와 방문을 거쳐야 하는 탓에 투자 적기를 놓치기 십상이다.
실제 이 기간 전체 공모펀드 시장은 위축되고 있다. 2018년 말 84조2345억원이었던 개인 대상 공모펀드 판매 잔액은 지난해 11월 말 66조831억원으로 21.5%가 줄었다. 온라인전용 펀드의 비중이 그만큼 증가한 셈이다.
온라인전용 펀드는 MTS 등에 접속해 펀드 전용계좌를 개설하고 원하는 상품을 고른 후 핵심설명서와 간이투자설명서 등 필수서류만 확인하면 매수 절차가 끝난다. 개인의 투자 역량이 과거보다 높아진 만큼 프라이빗뱅커(PB)가 추천하는 펀드를 골라서 보기보다는 투자자 본인이 찾는 상품을 '제때 간편하게' 사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높은 접근성과 오프라인 펀드 클래스 대비 저렴한 보수 및 수수료가 장점으로 부각됐다"며 "개인 고객의 증가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사들도 이 같은 흐름에 대응하고 있다. BNK자산운용과 메리츠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등이 판매사를 통하지 않는 펀드 직접판매(직판)에 나서며 판을 키우는 방식이다. 대부분 자체 앱을 구축, 투자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대세로 떠오른 ETF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전략과 판매시스템 구축이 숙제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실시 이후 사모펀드뿐만 아니라 공모펀드 가입 절차가 어려워진 것도 온라인 판매로 자금이 돌아서는 원인"이라며 "경로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결국 수익률 제고 등 펀드 시장 전체를 살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