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매출 80조 시대' 열었지만 웃지 못한 LG전자, 수익성 개선 '사활'(종합)
2023.01.27 18:20
수정 : 2023.01.27 18:20기사원문
4·4분기 영업이익률 0.3%...전장, 全매출의 10% 이상
LG전자는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5% 감소한 3조5510억원이라고 27일 공시했다. 매출은 83조4673억원, 순익익은 1조8631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12.9%, 31.7% 증가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에 따른 소비심리 둔화,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직전 년도 대비 영업이익이 12.5%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어려운 사업 환경 속에서도 전 사업본부가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4·4분기 영업이익은 6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7% 급감했다. 지난해 4·4분기 매출은 5.2% 늘어난 21조8575억원, 순손실은 적자전환해 2124억원을 기록했다.
사업본부별로는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가 지난해 매출액 29조8955억원으로 7년 연속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영업이익은 물류 및 원자재비 인상 영향으로 전년 대비 감소한 1조1296억원을 기록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매출액 15조7267억원, 영업이익 54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TV 수요 감소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줄었지만,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지위를 공고히 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LG 스마트 TV 운영체제 웹 운영체계(web OS)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서비스 사업 매출이 지난 2018년 대비 10배 가까이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담당하는 BS사업본부는 매출액 6조903억원, 영업이익 252억원을 기록했다.
새로 떠오른 '효자' 전장사업본부는 연간 영업이익 1696억원을 기록, 턴어라운드(흑자전환)에 성공하며 10년간의 투자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장사업은 구광모 LG회장이 점찍은 미래먹거리 사업 중 하나다.
전장(VS)사업본부는 매출액 8조6496억 원을 기록했다. 회사 전체 매출액 가운데 전장 사업의 비중은 처음으로 10%를 넘겼다. LG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 지연 이슈에도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를 통해 시장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한 점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전장, 올해도 성장 예상...시설투자, 지난해 수준 유지"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김이권 H&A 경영관리담당 상무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되고, 가전 시장의 수요 감소세가 확대되며 지난해 4·4분기부터 매출이 역성장했다"며 "올해도 시장의 어려움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플레이션 추세, 금리 인상 등 거시 경제 여건이 하반기 개선된다 할지라도 그동안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가처분 소득 감소와 이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소비심리가 정상화되는 데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H&A사업본부는 물류비, 원자재가격 등이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고 있는 점을 기회로 삼는 동시에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경쟁력을 기반으로 원가 개선활동을 지속하며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HE사업본부는 webOS 플랫폼 기반 콘텐츠·서비스 사업을 본격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0년간 차별화된 경쟁력을 인정받아 온 LG 올레드 TV를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효율적 자원 운영을 통해 수익성 또한 지속 개선해 갈 계획이다.
이정희 HE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지난해 글로벌 TV 수요 감소로 인한 실판매 감소로 자사 및 유통사의 재고 수준이 증가하면서 마케팅 비용 관련 지출이 큰 폭으로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올해도 수익성 방어를 위한 전략으로 유통 재고 관리가 중시되고 있다"면서 "현 수준의 재고 운영을 목표로 유통사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수요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등 실전 판매 계획을 수립해 건전한 재고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재고관리에 방점을 뒀다.
김주용 LG전자 VS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올해에도 확보된 수주 물량을 기반으로 견조한 매출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김 상무는 이어 "수년간 내부 수주 역량 강화에 기반한 건전한 수주 활동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고, 보다 적극적인 원가구조 개선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단순한 물량 증가 외에 추가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LG전자는 '비상 경영' 체제를 선언했지만 투자를 줄이지 않고 올해도 미래먹거리 찾기에 나설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수준인 2조원 중반대 시설투자(캐펙스)를 단행할 예정"이라면서 "기존 사업 역량 유지, 제조 혁신,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