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보發 '車사고 변호사비 특약' 열풍에 우려 시선

      2023.01.29 18:45   수정 : 2023.01.29 18:45기사원문
DB손해보험이 지난해 11월 출시한 자동차사고 변호사 선임비용 특약이 업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6일로 배타적사용권 3개월이 끝나면서 내달 초 일부 손해보험사들이 더 강한 보장을 담은 특약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회사들은 도덕적 해이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될 수 있을 것을 우려하면서도 등 떠밀려 출시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DB손보의 자동차사고 변호사 선임비용 특약 운전자 보험은 출시 이후 매달 40억원 이상 판매됐다. 업계에서는 기존 운전자보험 판매액의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예상한다.
이 상품이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것은 자동차 사고 시 약식기소나 불기소, 경찰조사 단계에서도 변호사 선임 비용을 보장해 준다는 것 때문이다.

그동안 운전자보험은 경찰 조사를 마치고 정식 기소 상태 또는 재판, 구속됐을 때 변호사 선임비용을 보장해 줬다. 그러나 이 특약은 타인 사망 및 12대 중과실 사고 등 중대법규 위반 교통사고에 경찰조사 단계부터 이를 보장해준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 후 경찰 조사 시 변호사를 동행해 의견개진, 조사과정 확인, 피의자 신문조서 검토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최대 500만원 한도 내 변호사 선임 비용을 실손으로 보장해준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변호사 선임에 따른 비용을 아낄 수 있고 경찰 조사부터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은 내달 초 관련 특약을 출시할 방침이다. KB손보의 경우는 DB손보보다 보장을 더 강화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출시를 검토 중이다.

손보사들은 시장의 파급 효과와 상품의 부작용을 두고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손보사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혜택이 크게 돌아가는 상품은 맞지만 자칫 변호사비 과대 청구, 무작위 변호사 선임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변호사를 선임할 필요도 없는 경미한 부상(14등급)에도 변호사를 선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험업계 관게자는 "가벼운 골절 사고만 발생해도 변호사 선임을 보장해 사회적 비용 낭비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실손으로 변호사 선임비용을 보장해 주다 보니 변호사비를 부풀려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보험업계의 고민이다. 보험금 지급액이 보험가입자가 선임한 변호사가 발행한 세금 기준으로 이뤄지다 보니 실제 비용보다 과다 청구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변호사 사무실이나 브로커들이 벌써부터 관련 영업을 시작할 것이라는 소문도 무성하다.

백내장 수술 실손보험 과다 청구와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백내장 수술 실손보험 과다 청구는 실손보험 가입자가 브로커를 통해 소개받은 안과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보험금을 받은 후 브로커와 의사 등이 나눠 가져 사회적 문제가 됐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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