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동시 투자 나선 삼성, 반도체 장비 '함박'

      2023.01.30 11:08   수정 : 2023.01.30 11:0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경기 평택 반도체 공장(평택캠퍼스)과 함께 미국 테일러 공장에 들어갈 장비 발주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반도체 장비 부문에서 협력하는 업체들 사이에서 수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국내외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평택캠퍼스 4번째 공장(P4)에 들어갈 장비 발주에 나섰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미국 테일러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에 쓰일 장비 발주를 진행 중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국내와 함께 미국 반도체 공장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사장은 최근 인스타그램을 통해 "(미국 테일러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올해엔 공장이 완공하고 내년이면 미국 땅에서 반도체가 출하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현재 약 21조원을 투입해 미국 테일러 윌리엄슨카운티에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P4 공장에 수십조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반도체 재고가 쌓이는 불황인 게 사실이지만, 내년부터 반도체 시장이 다시 호황으로 돌아설 것"이라며 "반도체 1위인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이어가기 위해 국내와 함께 미국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수십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집행에 나서면서 유진테크와 원익IPS, 한미반도체 등 반도체 장비 협력사들을 중심으로 삼성전자와의 공급계약 소식이 잇따를 전망이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곳은 신성이엔지다. 신성이엔지는 최근 삼성물산과 274억원 규모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신성이엔지가 '팬필터유닛'(FFU) 등 반도체 클린룸 장비를 만드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에 공급하게 될 장비는 건설사인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 P4 공장에 도입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클린룸은 반도체를 생산하는 청정공간을 의미한다.

통상 클린룸 장비에 이어 공정자동화(팹오토메이션) 장비와 전공정 장비, 후공정 장비 순서로 발주가 이뤄지는 점을 감안할 때 신성이엔지에 이어 에스에프에이와 로체시스템즈, 유진테크, 원익IPS, 한미반도체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

우선 에스에프에이와 로체시스템즈 등은 공정자동화 장비 부문을 수주할 전망이다. 공정자동화 장비는 반도체 원판(웨이퍼)을 천장에 있는 레일을 따라 이송하는 'OHT' 장비를 비롯해 바닥에서 필요한 부품을 운반하는 'AGV' 장비, 반도체 원판을 이송한 뒤 분류하는 '스토커'(Stocker) 장비 등으로 구성된다.

이어 전공정 장비에서는 유진테크와 원익IPS, 테스 등이 삼성전자에 증착장비를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착장비는 반도체 원판 위에 필요한 물질을 정밀하게 입히는 기능을 한다. 특히 유진테크는 저압 화학증착장비(LP CVD), 원익IPS와 테스는 플라즈마 화학증착장비(PE CVD) 분야에서 강세를 보인다.

증착장비 외에 반도체 원판을 깨끗이 씻어내는 세정장비(클리너)는 삼성전자 자회사인 세메스를 비롯해 케이씨텍 등이 수주할 전망이다.

후공정 장비 중엔 한미반도체가 반도체 원판을 절단하고 분류하는 '비전플레이스먼트' 장비에서 수혜가 예상된다. 반도체 공정을 모두 마친 뒤 검사하는 장비는 디아이, 엑시콘 등이 삼성전자와 긴밀하게 협력한다.


반도체 장비에 별도로 붙는 장치와 관련, 진공펌프는 엘오티베큠, 화학약품 공급장치(CCSS)는 에스티아이, 유해가스 정화장치(스크러버)는 글로벌스탠다드테크놀로지가 수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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