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 떨어진 반도체 가격에 수출경기 '꽁꽁'.. 세 달 연속 물량·금액지수↓
2023.01.31 16:01
수정 : 2023.01.31 16: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수출 효자" 반도체 가격이 대폭 하락하면서 수출금액지수가 2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수출물량지수도 세 달째 하락했다. 상승세를 보이던 수입물량과 금액지수도 하락 전환했다.
'수출효자' 반도체 가격 30%대 하락에 수출금액지수 12.2%↓
1월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12월 수출물량지수는 124.62(2015년=100)로 전년동월대비 6.3% 하락했다. 11월 수출물량지수가 전년동월대비 6.3% 하락한 데 이어 세 달 연속 하락세다. 한은에 따르면 운송장비 등 수출물량이 증가했지만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화학제품 등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달러 기준 수출금액지수는 128.81로 전년동월대비 12.2% 하락해 세 달째 하락했다. 2년 7개월래 가장 큰 폭 하락이다. 서정석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 팀장은 "운송장비 등이 증가해서 호조세를 보였지만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화학제품 등이 감소하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반도체인데 12월 반도체 가격은 급락했다. D램 수출물가지수는 전년동기대비 38.9%, 낸드플래시는 37.1% 감소했다. 시스템 반도체 수출물가지수도 12.9% 떨어졌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고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수출금액지수, 물량지수가 하락한 것이다.
같은 달 수입물량지수는 134.21로 전년동월대비 1.1% 하락했다. 11월까지 5개월째 상승하다 6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다. 달러 기준 수입금액지수는 166.41로 전년동월대비 2.4% 하락, 25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1차 금속제품과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의 수입물량과 가격이 크게 떨어진 영향이다. 서 팀장은 "원유, 천연가스와 관련된 수입은 증가했지만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등이 감소하면서 25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관련 수입 물량과 가격이 늘었음에도 IT수요 둔화 등으로 수입경기마저 악화된 셈이다.
교역조건 '최악'.. 수입가격 급등할 때 수출가격 덜 올랐다
수출상품과 수입상품의 한 단위당 가격비율인 12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동월대비 4.9% 하락한 83.36이었다. 수출가격(-6.2%)이 수입가격(-1.4%)보다 더 크게 내린 영향이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2월 수출물량지수(-8.1%)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4.9%)가 모두 떨어지면서 전년동월대비 11% 하락한 103.88을 기록했다. 지난해 2월부터 11개월 연속 하락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지난해 교역조건은 '최악' 수준이었다. 수출보다 수입가격이 더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대비 8.1% 떨어진 85.11로 1988년 통계작성 후 3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락폭으로 따지면, 2011년(-11%) 이후 최대다.
연간으로 보면 에너지 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수출입 물가가 모두 올랐다. 2022년 수출물량지수는 122.54로 전년대비 1.7% 상승, 수출금액지수는 6.8% 오른 136.77이었다. 수입물량지수는 129.56으로 전년대비 4.2% 상승, 수입금액지수는 169.90으로 전년대비 19.1% 올랐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