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만 겨냥한' 中입국자 방역 강화 첫날 '아직 큰 불편은 없어'
2023.02.01 16:44
수정 : 2023.02.01 16:59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 정부가 사실상 ‘보복’의 일환으로 한국발 여객기 입국자 전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1일 시작했다. 현재까진 마찰은 없었다. 방역의 주체인 중국 일부 지방정부는 유전자증폭(PCR) 검사 대신 신속항원검사로 대체했으며, 장기간 공항 대기나 검사 결과 전 격리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주중한국대사관과 소식통 등에 따르면 이날 기준 한국발 여객기가 도착하는 중국 지역은 광저우, 난징, 옌지, 항저우, 웨이하이, 우한(한국적 여객기)과 상하이, 칭다오, 선양, 선전(중국적 여객기) 등 10곳이다. 현재 한중 항공편은 주 62편을 운항(한국적 7개·중국적 11개)한다.
이 가운데 광저우는 신속항원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검사는 최대 30분이면 코로나19 양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간 대기할 필요가 없다. 칭다오의 경우 PCR과 신속항원검사 중 하나를 탑승객이 선택 가능하도록 했다. 나머지 공항은 PCR 검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항저우나 웨이하이 등 대부분 지역 공항은 이마저도 검사 결과 대기 없이 즉시 귀가 조치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중국은 그동안 방역의 책임을 지방정부 지도부에 물어왔다. 그만큼 권한도 부여했다. 지방정부마다 검사 방법이나 양성자에 대한 정책이 다른 이유다.
주중 대사관 관계자는 “당초 인천~웨이하이 노선은 탑승객 전원에게 신속항원검사로 통보했다가 실제 도착한 뒤에는 PCR 검사로 변경했다”면서 “중국 정부에서 상세 지침을 제시하지 않았고, 각 공항과 지역별로 어느 정도 자율적으로 조치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국발 여객기 탑승객이라도 중국인이면 아예 검사를 하지 않거나 한 자릿수 선별적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발 여객기에 한국 국적 외의 승객이 탑승할 가능성도 있으나 그 수는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이번 조치가 ‘방역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 '한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방증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중국발 한국행 입국자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보다는 방역 강도가 약하다. 한국은 단기 체류 외국인에게 입국 즉시 검사를 받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항 내 별도 공간에서 대기토록 조치하고 있다.
주중 대사관 관계자는 “중국인이면 바로 집에 가고, 외국인이면 줄 서서 확인하고 검사받는데 1시간 정도 더 걸리는 상황”이라며 “중국 공항은 검사 후 즉시 귀가토록 하며 검사 결과 대기는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현재 한국발 여객기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양성자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시설 격리나 입원치료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국은 확진자가 폭증할 당시 연수원, 컨테이너, 체육관 등을 집단 입원치료 시설인 ‘팡창(方艙)의원’으로 활용해왔다. 이곳은 시설이 열악하고 제대로 치료도 이뤄지지 않아 중국인과 교민들에겐 공포의 대상이었다.
코로나19 발원지로 지목된 후베이성 우한의 경우 양성이라도 거주지 방역관리기관에 통보한 뒤 자가 격리 조치한다고 주중 대사관은 밝혔다.
PCR 검사 혹은 신속항원검사 비용도 현재는 탑승객에게 청구하지 않고 있다. 한국은 본인 부담이다.
그러나 이런 중국의 조치가 계속 유지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중국의 주장대로 상호주의를 적용할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탑승객이 검사 비용을 내야 할 수도 있다. 아울러 각 지방정부가 강화된 방역 조치를 시행하기인 준비 기간이 짧았다. 다시 말해 한국발 여객기에서 양성자가 늘어나고 방역 요원이나 시설 등도 갖추게 되면 강화될 가능성은 있다.
소식통은 사견임을 전제로 “팡창의 경우 중국 병원 시설이 부족해서 만든 임시 병원 시설”이라며 “양성이 나오더라도 팡창으로 가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