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낮은 생산성으로 선진강국 꿈이나 꾸겠나
2023.02.02 18:10
수정 : 2023.02.02 18:10기사원문
일반적으로 생산성은 투입된 자원과 비교해 산출된 생산량의 비율을 뜻한다. 자원은 노동, 토지, 자본이 있지만 주로 노동 생산성을 생산성이라고 부른다. 일인당 노동시간은 세계 최상위권인 우리나라의 시간당 노동 생산성은 거꾸로 최하위권이다. 2021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가운데 30위에 그치고 있다. 오래 일을 하면서도 효율성은 떨어지는 셈이다.
총요소 생산성은 노동, 자본 등 직접투입 요소를 제외한 경영혁신과 기술개발 등이 창출하는 부가가치를 말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생산성이다. 이를 구성하는 5개 주요 지표별로도 한국은 모든 분야에서 경쟁력이 뒤떨어졌다. 사회적 신뢰 수준을 뜻하는 '사회적 자본'은 74.2%로 가장 낮았다. 규제환경(76.9%), 혁신성(79.2%), 인적자본(87.4%) 등도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노동과 자본이 한정된 한국의 여건에서 총요소 생산성은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매우 중요한 지표다. 총요소 생산성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은 역시 과도한 규제다. 세계은행이 발표하는 한국의 규제개혁지수는 2021년 기준 1.10에 그쳐 G5 평균 1.43보다 낮다. 노동 생산성은 떨어지고 자본확충도 한계가 있는데 규제마저 생산성을 높이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으니 무슨 수로 경제활력을 키우겠는가.
혁신성도 기대 이하이고, 그나마 나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인적자본도 평균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이런 환경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기업인들이 용하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 거기에다 법인세 등 조세 부담은 좀 큰가. 법인세율을 조금 낮추는 것도 '부자감세론'을 앞세운 야당의 반대로 시간만 질질 끌다 찔끔 인하로 끝나고 말았다.
노동과 자본의 생산성은 시장 자율에 맡겨두더라도 규제혁파와 기술개발, 인적자본 육성 등은 정부 주도로 얼마든지 변화시킬 수 있는 요소들이다. 결국 총요소 생산성이 낮은 데 대한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봐야 한다. 규제개혁과 인력확충을 위해 정부가 더욱더 열심히 뛰기 바란다. 이 상태로는 주요 선진국 G5가 아니라 G7에도 진입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성장잠재력은 저출산과 고령화 등으로 점점 더 떨어지고 있다. 선진국들이 같은 시간에 물건을 두 개 만들 때 우리는 겨우 한 개 만드는 노동 생산성부터 끌어올려야 한다. 그다음에 기댈 곳은 여타의 생산성, 즉 총요소 생산성밖에 없다. 규제개혁에서는 정부가 여러 정책을 이미 내놓았다. 다른 분야도 다시 한번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