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꿀 반도체 인재 찾습니다"...삼성, 경력직 문턱 대폭 낮췄다

      2023.02.03 16:10   수정 : 2023.02.03 16:1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반도체(DS) 부문 지난해 4·4분기 영업이익이 1년 새 97% 감소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경력채용 모집의 문턱을 낮추며 우수인재 선점에 나섰다. 이는 미국 반도체기업 인텔과 마이크론의 감원과 대비되는 행보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그동안 '세상을 바꿀' 인재의 영입과 양성을 강조해왔다.



경력직 채용 우대사항 문턱 낮춘 삼성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은 1일부터 오는 14일까지 경력사원 채용 모집에 나섰다. 근무지는 화성, 기흥, 수원, 평택, 천안·온양 등 국내 반도체 생산 라인이 있는 모든 캠퍼스다.
모집분야는 △회로설계 △칩설계 검증 △신호처리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SW) 등이다. 합격자는 입사 교육을 거쳐 하반기에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 경력채용은 이전 경력채용보다 문턱이 낮아진 점이 특징이다. 이번 채용 우대사항에서 삼성전자는 '학사학위 취득 후 2년 이상 유관경력 보유자'를 명시했으며, 석·박사 학위취득(예정)자의 경우 수학기간을 경력기간으로 인정한다'고 공고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1년 경력채용의 경우 ' 학사 학위 보유자로 경력 4년 이상(석사는 2년 이상), 또는 박사학위 보유자', 지난해 경력채용에서는 '학사학위 보유 시 경력 4년 이상(석사는 2년 이상), 또는 박사학위 보유자로 반도체 업무 경력 2년 이상'을 우대사항으로 명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021년과 지난해 채용공고에 따르면 석사학위 취득자의 경우 2년간 수학기간 외에도 별도의 경력이 필요했지만, 올해 경력채용부터는 석사학위 졸업과 동시에 경력채용에서 우대 받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연차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배경의 실력 있는 인재에게 문호를 개방하겠다는 움직임"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삼성 관계자는 "우대조건이라 그동안 경력기간이 적어도 경력채용 지원에는 어떠한 문제가 없어 큰 변화는 아니다"고 답했다.

경쟁사 출신이어도 OK..."순혈보다 성과"
삼성전자는 메타, 아마존, 인텔 등 경쟁사들이 대거 인원감축을 단행한 것을 틈타 경쟁사 출신 우수 인재들을 쓸어 담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에 애플 출신 반도체 설계 전문가 이종석 상무를 신규 영입했다. 이 상무는 최근 MX사업부 내 반도체 구조 설계를 담당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솔루션 개발팀 산하 AP 아키텍처 그룹의 그룹장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퀄컴 출신 최원준 부사장도 지난해 12월 신설된 AP솔루션 개발팀을 이끌고 있다. 또 강신봉 전 요기요 대표도 온라인 세일즈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돼 신설조직인 글로벌마케팅실 D2C센터장에 선임됐다. 휴버트 리(이일환) 메르세데스 벤츠 총괄 겸 크레이티브 디렉터를 갤럭시 모바일 사업부의 MX디자인팀장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美 빅테크에 불어닥친 '감원風'...삼성에 기회되나
앞서 애플과 구글 등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코로나19 시기 비대면 산업 호황을 누렸지만 올해는 경기 침체로 대규모 인원 감축에 돌입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헬스케어 부문 계열사인 베릴리 직원 15%를 해고하기로 했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은 지난해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전체 직원의 13%를 줄였다.
아마존은 지난해 1만명 해고에 이어 올해 1월에도 8000명을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의 반도체기업 마이크론도 메모리 한파에 직원 10% 감원 목표를 발표했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2023년 1분기(2022년 9~11월) 실적을 발표하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7%나 급감한 41억달러(약 5조23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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