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상황에 빠진 경제, 정책 지원 더 신속해야
2023.02.03 15:23
수정 : 2023.02.03 15:2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번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올해 우리 성장률 전망치를 내렸다. 3일 한경연은 ′경제 동향과 전망 보고서′에서 경기 위축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며 기존 예상치 1.9%를 1.5%로 하향 조정했다. 며칠 전 국제통화기금(IMF)이 세 번째로 낮춰 제시한 1.7%보다도 아래다.
글로벌 경기 둔화를 극복할 국내 성장 모멘텀이 없어 올해 본격 불황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한경연 분석은 더 아프다. 한경연이 지적한 대로 소비, 투자, 수출은 모두 비상 사태다. 고물가로 인한 실질 구매력 감소 등의 여파로 소비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설비· 건설 등 투자는 역성장이 유력하다. 수출은 새해 첫 달부터 전년 동월 대비 16%나 급감해 이미 충격을 줬다. 이 기조가 올해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성장률을 끌어내리고 있는 것이다.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한 만큼 정부 대응도 어느 때보다 빠르고 전폭적이어야 한다. 3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창양 산업통상부장관은 ″투자는 타이밍이 생명″이라며 적극적인 기업 지원 의사를 밝혔다. 백번 맞는 말이고 바른 방향이다. 정부는 민간투자 100조원 밀착 지원, 역대 최대인 360조원의 무역금융 공급 방안을 내놓았다. 관건은 이 장관의 말대로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신속성이다.
장관급 수출 확대회의를 신설한다거나 부처별 1급 간부를 수출 투자 책임관으로 지정하겠다는 계획은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밝혔던 ′전 부처의 산업화′ 약속 연장선일 것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모든 공무원이 영업사원이 돼 소관 업종, 품목별 수출 투자를 철저히 챙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이미 대통령이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 뛰겠다고 밝힌 마당이다. 공무원들도 현장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몸을 사리지 않아야 할 것이다.
태도 변화가 절실한 곳은 국회다.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세액공제 상향 조항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정부안은 지난달 국회 제출됐으나 전혀 진척이 없다. 경제와 기업의 상황이 긴급 상황인데도 국회는 딴 나라 이야기인 듯 무신경하다. 국회는 더 늦기 전에 성의와 책임을 보여야 한다. 12년 만에 부활한 임시투자세액공제까지 처리되면 현장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시기를 놓치면 더 가혹한 미래를 맞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