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하 복귀설' 누구를 위한 노이즈 마케팅? “사기 당했다” 주장도(종합)
2023.02.03 15:38
수정 : 2023.02.03 15: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두차례나 불거진 '심은하 복귀설'로 바이포엠스튜디오가 큰 주목을 받았다.
마케팅 역량이 우수하다는 투자업계의 평가를 받은 이 회사는 MZ세대가 좋아하는 음악, 스토리, 미디어, 먹고 즐기는 문화 콘텐츠 산업을 하고 있다. 지난 2017년 광고대행사로 출발한 바이포엠은 그동안 몇 차례 구설에 올랐다.
먼저 음원 사재기 의혹을 받았다. 지난 2019년 가수 박경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바이포엠 산하 가수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이들이 사재기로 일간 차트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포엠은 반박하며 박경과 소송에 나섰다. 이 사건은 박경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벌금형을 받으며 마무리됐다.
지난해에는 영화 '비상선언' 역바이럴 마케팅을 했다는 구설에 올랐다. '비상선언'을 투자배급한 쇼박스는 역바이럴 정황을 서울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바이포엠은 반박하며 '비상선언' 역바이럴 의혹을 제기한 영화평론가 등을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과 업무 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참고로 바이포엠은 지난해 영화 '브로커'와 '외계+인 1부' '헤어질 결심' 그리고 '동감' 등에 투자했다. '외계+인 1부'는 '비상선언'과 함께 여름 성수기에 개봉했다.
소속사와 갈등 중인 이달의 소녀 츄는 바이포엠으로 이적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 또한 지난해 처음 불거졌다. 블록베리는 이에 츄가 자신들과 전속계약을 해지하기 전에 바이포엠과 사전 접촉했다며 연매협, 연제협에 츄의 연예계 활동 금지를 진정한 상태다. 츄는 2일 "최근 거짓 제보에 근거한 음해성 기사가 도를 지나치는 것 같다"며 "2021년 12월에는 바이포엠이라는 회사는 잘 알지도 못했다"며 반박에 나섰다.
가장 크게 주목을 받은 사건이 바로 배우 심은하 복귀설이다. 심은하는 대중들의 인지도가 높은 1990년대 스타다. 지난해 3월에도 심은하 복귀를 주장했던 바이포엠은 이번에는 계약금 15억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당시 "바이포엠이라는 회사를 알지도 못한다"고 밝힌 심은하 측은 지난 1일, 다시 같은 일이 반복되자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심은하의 남편 지상욱 전 국회의원은 바이포엠스튜디오와 이 회사 유모 대표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그는 "지난해뿐 아니라 2023년에도 전혀 바이포엠스튜디오와 작품 출연 계약을 논의하거나 체결한 사실이 없고 심지어는 그들과 단 한 차례의 통화나 만남도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은하 측의 강경대응에 바이포엠은 "심은하 업무를 대행한다고 밝힌 A씨에게 계약금 15억원을 지급했으나 심은하에게 전달되지 않은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며 “심은하와 가족들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마치 바이포엠이 심은하 업무를 대행한다는 A씨에게 속았다는 인상도 주는데, 심은하 측은 이를 두고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느낌이 강하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콘텐츠산업 관계자는 "극소수 스타 작가를 제하고 흔히 영화나 드라마의 주연 캐스팅은 대본을 바탕으로 이뤄지는데, 심은하 복귀설 관련하여 (심은하 이름만 있고) 작품의 실체가 없다는 것이 특이했다.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싶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심은하 배우가 연예계 복귀한다면, 과거 인연이 있는 사람과 함께할 것이라고 봤다"고 했다.
실제로 심은하는 이번 일로 복귀를 진지하게 고려 중이며, 이와 관련해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호흡했던 한석규 소속사 클로버컴퍼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포엠, 지난해 기업공개(IPO) 계획하다 연기
회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바이포엠의 사업은 콘텐츠 제작(음악, 영상, 웹툰) 분야와 문화사업(자체 제작 상품 커머스, 푸드&트래블) 분야로 크게 나뉜다.
출시 한달 만에 월매출 10억원을 올린 여우티, 7개월만에 치킨 프랜차이즈 70호를 오픈했다고 알려진 ‘당신은 치킨이 땡긴다(당치땡)’와 같은 식음료 사업을 전개했다. 회사의 주요 매출원은 음원 제작·유통 기반 엔터테인먼트 사업인 것으로 보도됐다.
‘취향 저격 그녀’라는 웹툰의 OST 등을 발매했고, ‘또 오해영’ ‘멜로가 체질’ ‘연애의 발견’ 등 흥행에 성공한 드라마의 웹툰 판권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웹툰 시장에 진출했다. ‘너의 안부를 묻는 밤’ ‘너에게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등 베스트셀러도 배출했다. 주인공이 작은 치킨집을 운영하다 대형 프랜차이즈로 키우는 드라마 ‘구필수는 필요없다’도 선보였다.
IP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바이포엠은 음원 지식재산권(IP)에 투자하려던 스틱인베스트먼트와 프랙시스캐피탈로부터 총 550억원을 투자 받았다. 이중 150억원 규모의 구주 매각을 진행하여 실제 유입된 신규 자금은 4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지난해 바이포엠은 KB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상장 시기는 애초 2022년 하반기로 고려했으나 주식 시장 침체로 연기됐다.
한편 3일 디스패치는 바이포엠 측이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바이포엠이 D미디어 대표 A씨에게 속아 15억원을 입금했고, '네가 그랬니'(가제) 출연 계약서를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자신을 배우 매니저 출신이자 심은하의 남편인 지상욱 전 국회의원과 고교 동창이라고 소개한 A씨는 계약서에 심은하 도장까지 찍었으나 이는 A씨가 제작한 가짜 도장이었다고 보도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