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걱대는 춘천 의암호 복합리조트 사업
2023.02.06 04:00
수정 : 2023.02.06 04: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춘천=김기섭 기자】 춘천 의암호변에 위치한 삼천동 일대가 40여년간 공터로 방치되면서 이 일대를 관광지로 개발하는 사업이 춘천시민들의 장기 숙원사업이다. 최근 춘천시가 '의암호 관광휴양시설&마리나 사업'을 '더 레이크시티 춘천 복합리조트 사업'으로 이름을 바꿔 추진, 실시협약(MOA)을 앞두고 있어 시민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춘천시와 투자사 사이에 이견이 생기면서 몇 차례 발표시기를 연기하는 등 사업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 삼천동 관광단지 조성사업 40년째 답보
의암호변 삼천동 일대 93만㎡가 1977년 유원지로 고시됐으며 의암호를 활용한 위락시설과 숙박시설, 체육시설을 갖춰 춘천시민들과 관광객들의 휴식 공간으로 활용됐다. 하지만 사이클경기장과 경마장이 이전하고 나머지 시설도 노후되거나 방치되면서 40여년 째 공터로 남아있다.
이 때문에 민선6기 최동용 시장 때인 2016년부터 삼악산 로프웨이 사업과 의암호 관광유람선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 로프웨이 사업은 순로롭게 진행, 현재 춘천의 대표적인 관광시설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의암호 관광유람선 사업은 당시 대기업과 MOU를 체결하기도 했으나 구체화되지는 못했다. 2018년 해양수산부가 삼천동 의암호변을 내수면 마리나 후보지로 선정하면서 의암호 관광유람선 사업은 다시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 진척없이 답보상태에 놓여있다.
■ 의암호 관광휴양&마리나 조성사업 재추진
민선7기 이재수 시장은 2021년 1월 '의암호 관광유람선 사업'을 '의암호 관광 휴양시설&마리나 조성사업'으로 이름을 바꿔 재추진했다.
당시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고 삼천동 426번지 일대 7만1244㎡ 부지에 숙박시설, 컨벤션, 마리나시설, 실내식물원, 에코정원 등 4000억원 규모의 민자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4월과 8월 사업자 측과의 지분 문제와 사업의 불확실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MOA가 두 차례 무산됐다.
그러다 민선8기 육동한 시장이 취임하면서 의암호 휴양시설&마리나 사업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책임준공 확약 방식 등을 통해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할 경우 성공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판단, 재추진 의사를 밝혔다.
■ ‘더 레이크시티 춘천 복합리조트 사업'으로 명칭 변경
육동한 시장은 올해 1월 의암호 관광휴양시설&마리나 사업’의 공식 명칭을 ‘더 레이크시티 춘천 복합리조트 사업’으로 변경했다.
해당 사업이 항만·선박 사업인 ‘마리나’ 사업으로만 시민들에게 인식되고 있다는 점과 의암호 호수일대에 대형 숙박시설이 들어온다는 점을 반영해 사업 명칭을 변경했다는 것이 춘천시 설명이다.
이 사업은 민간투자자가 4000억원을 투입해 5성급 호텔 3개 동, 360개 객실을 조성하고 스카이 수영장, 100인 승급 유람선과 컨벤션센터 등을 조성하는 복합관광 리조트 개발사업이다. 춘천시는 숙박시설을 호텔&리조트 그룹인 반얀트리가 직접 운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춘천시는 이 사업을 위해 시유지 15개 필지, 7만1000여㎡를 약 500억 원에 매각할 방침이며 오는 10∼11월 토지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상반기 착공해 2027년 준공하겠다는 목표다.
■ 실시협약(MOA) 발표 수차례 연기...신뢰도 추락
춘천시는 LT삼보, KB부동산신탁, 하이투자증권 등 우선협상대상자 5곳과 조율을 마치고 1월말 MOA를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2월로 한 차례 순연됐다.
하지만 지난 3일 오후 2시 민간 투자자들과 실시협약을 체결한다고 발표했다가 30분 뒤에 “실시협약 일정이 최종 조율중에 있어 보도를 잠시 중단해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후 1시간 뒤에는 ‘협상 안건 조율’ 문제로 3일 협약건이 보류됐다고 발표했다.
MOA 발표 연기는 올해 들어서만 공식적으로 세번째다.
이 사업은 지난해 4월과 8월 사업자 측의 지분 문제와 사업의 불확실성 논란이 불거지면서도 MOA가 두 차례 무산된 적이 있다.
춘천시는 당초 지난해 4월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사업자측의 지분 문제로 협약을 불과 10여분 앞두고 연기했으며 지난해 8월 예정된 실시협약도 춘천시의회의 반발로 춘천시가 협약을 하루 앞두고 돌연 무기한 연기했다.
춘천시 관광개발과 관계자는 "실시협약서 내용에 대해 아직 검토 중인 것이 있고 이 내용을 사업자 한 곳 한 곳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다 보니 막판에 발표를 연기할 수 밖에 없었다"며 "큰 틀에서는 모두 동의가 이뤄진 만큼 세부 내용이 조율되면 MOA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운기 춘천시의원은 "일정이 미뤄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MOA조항에 대한 법률 검토가 부족했기 때문이다"며 "MOA 조항에 춘천시에 불리한 내용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조만간 열리는 의회 임시회에서 꼼꼼히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