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곳에 투자 요청했지만 퇴짜"… 경기침체에 벤처가 쓰러진다

      2023.02.05 19:05   수정 : 2023.02.05 19:05기사원문
#. 최근 대전에 위치한 모빌리티 서비스 벤처기업 A사는 운영자금 2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벤처캐피털(VC) 3곳을 찾았지만 모두 퇴짜를 맞았다. 1년 전만 해도 지분 100% 전량을 매입하길 원하는 벤처캐피털도 있었지만 경기침체, 고금리 여파로 벤처투자 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이 회사 대표는 "자금조달 규모를 다시 20억원에서 5억원으로 낮추고 이달부터 벤처캐피털을 찾으려고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벤처투자 규모는 정보통신기술(ICT), 바이오·의료 등에 대한 투자부진으로 2021년보다 11.9%(9162억원) 줄었다. 특히 코로나19로 투자 호황을 누렸던 바이오·의료분야는 약 34%(5700억원) 급감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투자위축으로 '제2벤처붐' 열기가 사그라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투자는 전년 대비 11.9% 감소한 6조7640억원으로 역성장했다. 벤처투자가 마이너스 성장한 것은 지난 2008년과 2012년에 이어 세번째다.

코로나19로 투자가 몰렸던 바이오·의료분야에 대한 투자 감소폭이 두드러지게 확대됐다. 바이오·의료분야에 대한 투자는 2018년 8417억원에서 3년 만인 2021년 1조6770억원으로 2배가량 증가하며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지난해 세계 각국이 위드코로나로 전환하고 경기침체, 고물가 영향으로 투자금액이 34.1%(5712억원) 줄어든 1조1058억원에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특수가 끝나고 각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침체가 가속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고금리로 벤처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투자-성장-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벤처생태계 선순환 구조가 막히며 벤처생태계 전반에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고금리·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벤처투자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이 같은 흐름은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자금난으로 문을 닫는 벤처기업이 속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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