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포화' 安 숨고르기‥친윤계 "당무개입 아니다" 진화
2023.02.06 17:14
수정 : 2023.02.06 17:1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3·8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통령실과 당내 친윤석열계의 '십자포화'를 받은 안철수 의원이 6일 일정을 전면 취소하며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은 없다며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발언을 윤 대통령 생각과 분리하려는 안 의원의 전략에 차질을 빚으면서다. 전날까지 '윤안연대(윤석열-안철수 연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표현의 부적절성을 지적하며 안 의원의 언행을 이례적으로 비판한 대통령실도 일각의 당무 개입 비판을 의식한 듯 이날은 숨고르기를 하는 양상이다.
■ 한 발 물러선 安
안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출연한 뒤 하루 일정을 취소했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과 대통령실을 당내 선거에 끌어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안 의원에 대해 엄중 경고를 정진석 비대위원장에게 요청한 것이 확인되자 대통령실과 더 이상의 정면 충돌을 피하면서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이진복 정무수석이 지적한 '윤안연대'라는 표현에 대해 "윤 대통령의 국정과제를 정말 충실하게 존중하면서 실행에 옮기겠다는 그런 뜻이었는데 그걸 나쁜 표현이라고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저는 쓰지 않을 생각"이라고 물러섰다. 또 '윤핵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그런 어감들이 있어서 저도 쓰지 않기로 했다"면서 "제가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고 (윤 대통령이) 그렇게 생각하실 줄도 사실은 제가 몰랐었다"고 해명했다.
안 의원은 향후 전략을 재정비해 김기현 의원과 본격적인 정책 대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안 후보 측은 파이낸셜뉴스와 통화에서 "그(대통령실의 비판) 이후 정책 행보 위주로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관련 언급을 안 하는 것이 우리가 원했던 것"이라면서 "대환영"이라고 덧붙였다.
안 의원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김영우 전 의원도 언론에 보낸 입장문에서 "대통령실의 입장에 대해서도 우리는 이해했고 공정한 선거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면서 "공정선거를 우려하는 대통령실의 입장을 잘 유념해서 전대 성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의원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친윤계가 안 의원에 대한 비판을 지속하고 있어 윤 대통령과 친윤계를 분리해 견제하는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게다가 김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과 연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직접 나 의원을 강릉까지 찾아가고 연판장을 돌린 초선의원 10여명도 이날 나 의원을 방문해 '위로'에 나서는 등 안 의원에게 불리한 구도가 겹겹이 짜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당내에서는 안 의원을 대하는 친윤계나 대통령실의 방법론에는 지나친 면이 있다는 의견도 일부 있지만 향후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서는 '윤심'이 향하는 전당대회를 치르자는 분위기가 대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은 "안 의원이 당 대표 선거에 나선 것은 이해하지만 윤 대통령과 철학이나 일하는 스타일에 큰 차이가 있다"면서 "안 의원에 대해 (친윤계나 대통령실과) 다른 의견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당무 개입 아니다"
친윤계 의원들은 최근 대통령실이 안 의원을 공개 비판한 것이 "당무 개입이 아니다"고 엄호에 나섰다.
장제원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이 전당대회 관련 당무에 개입하고 있다는 비판에 동의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당무 개입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안 후보 측에서 먼저 윤석열 대통령을 (전대에) 끌어들였다"면서 "윤심, 대통령과 측근 갈라치기, 윤안연대 등에 대해 대통령실에서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친윤계 핵심 이철규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본인을 안 도우면 선거개입인가. 자기와 무슨 연대인가"라면서 "안철수 의원이 공감받을 캠페인을 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안 의원을 겨냥해 "공산주의자 신영복을 존경하는 사람"이라면서 "작은 배 하나도 제대로 운항하지 못하고 좌초시킨 사람"이라며 비판을 이어갔다.
stand@fnnews.com 서지윤 박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