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집 벽에 도토리 300kg가 '와르르'...범인은 딱따구리였다

      2023.02.07 14:25   수정 : 2023.02.07 17: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한 가정집 벽에서 도토리 300㎏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도토리는 딱따구리가 옮겨다 놓은 것으로 전해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6일(현지 시각) 미국 ABC방송 등은 해충방제업체를 운영하는 닉 카스트로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주택 벽 안에서 317㎏ 넘는 도토리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닉은 "딱따구리 한 마리가 집 외벽 곳곳에 구멍을 냈다"는 의뢰를 받고 가정집에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해충 확인을 위해 벽에 작은 구멍을 냈는데 300㎏이 넘는 도토리가 쏟아져 나왔다"라고 말했다.
닉은 벽 뒤편을 자세히 보기 위해 벽에 더 큰 구멍을 뚫었고, 구멍 사이로 도토리가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도토리를 모두 꺼낸 뒤 외벽의 구멍을 모두 막았으며, 딱따구리가 구멍을 뚫기 힘든 비닐 소재로 외벽 전체를 마감해 추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사연은 닉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사건을 공유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그는 "딱따구리가 사재기해둔 도토리 양은 쓰레기봉투 8개를 가득 채울 만큼 방대했다"라며 "이렇게 비현실적으로 많은 양의 도토리는 단 한 번도 본 적 없었다"고 회상했다.

한편 딱따구리가 콘크리트 등 외벽에 구멍을 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1995년, 당시 미국 플로리다 남부의 케네디 우주센터가 우주선 발사를 앞두고 점검을 진행했는데, 연료탱크 단열재에서 크고 작은 200여개의 구멍이 발견됐다.
조사 결과 우주선 연료탱크에 딱따구리가 구멍을 뚫어 발사를 지연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미 항공우주국(NASA)는 우주센터에 딱따구리의 천적인 올빼미 모형과 풍선을 곳곳에 설치하고 발사대에는 감시자를 24시간 배치했다.
또 활주로 주변에는 조류 감지 레이더와 원격조정 소음대포를 증설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뒤 5월 발사 예정이었던 우주선은 7월에야 다시 발사될 수 있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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