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1년' 러 국고 31조 적자

      2023.02.07 18:13   수정 : 2023.02.07 18:13기사원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약 1년 만에 막대한 재정 적자를 기록했다. 서방의 제재로 에너지 판매 수익이 급감한데다 군비 지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 재무부는 6일(현지시간) 발표에서 지난달 기준 러시아의 재정 적자가 약 1조7600억루블(약 31조1168억원)이라고 알렸다.

석유와 천연가스 판매로 거둔 수익은 4260억루블(약 7조5274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46% 감소했다. 이번 집계는 주요7개국(G7)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지난해 12월부터 바다로 수출하는 러시아 석유에 가격 상한을 강제로 적용한 이후 처음 나온 숫자다.


FT는 러시아가 서방 제재를 피해 중국과 인도 등에 석유를 싼 값에 판매한데다 가격상한제까지 겹치면서 석유를 팔아도 제값을 받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대표 유종인 우랄유 가격은 지난달 기준 배럴당 49.48달러 수준으로 전년보다 약 41% 떨어졌으며 러시아 정부의 예산 편성 기준치(배럴당 70달러)에 크게 못미친다.

에너지 판매액을 제외한 정부 수입은 전년보다 약 28% 감소한 9310억루블(약 16조4507억원)이었다. 러시아 재무부는 부가가치세와 법인세 수입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 투자은행 BCS글로벌마켓의 나탈리아 라브로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세수가 이토록 감소한 것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첫번째 사회적 봉쇄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적자가 늘어난 이유는 수입이 줄어드는 동시에 지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러시아 정부 지출은 지난달 기준 3조1200억루블(약 55조1304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59% 증가했다. 침공 약 1년째를 맞은 러시아는 올해 국방예산을 3조5000억루블까지 늘리기로 결정했다. 우크라 정부는 이달들어 러시아가 개전 1주년을 맞아 동부전선을 중심으로 대공세를 추진한다고 내다봤다.

라브로바는 러시아 정부의 지출 확대에 대해 "2015년 국방비 증액 이후 이렇게나 대규모로 지출을 늘린 것은 처음"이라고 평했다.


러시아 정부는 적자를 감당하기 위해 자산을 팔고 빚을 내기 시작했다. 이미 지난달 국가복지기금에서 385억루블 규모의 중국 위안과 금을 매각했으며 올해 1·4분기에는 8000억루블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러시아는 올해 국내 부채를 당초 1조7000억루블 늘릴 예정이었으나 2조5000억루블(약 43조7300억원)로 변경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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