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새 등장한 '챗GPT 중국 짝퉁', 문답 3천번에 3만7천원
2023.02.08 17:05
수정 : 2023.02.08 17:05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에 이어 바이두까지 인공지능(AI) 챗봇 열풍에 가세하자, 중국에서 그 사이에 각종 ‘모방판’이 등장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고 싶지만 복잡한 등록 절차로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들 노린 ‘짝퉁 버전’이다.
8일 베이징일보 등에 따르면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플랫폼 검색창에 ‘ChatGPT’를 입력하면 ‘ChatGPT AI’, ‘초AI’, ‘GPT인공지능AI로봇’, ‘Chat인공지능문답’ 등 수십 개의 관련 계정이 뜬다.
그러나 이들 계정 중 상당수는 챗GPT가 등장한 이후인 올해 1월 말이나 2월 초에 등록된 것이라고 베이징일보는 전했다.
해당 매체가 이들 서비스 중 하나로 들어가자, ‘안녕하세요, 이곳은 ChatGPT입니다. 저에게 직접 질문하세요’라는 안내와 함께 각종 메뉴 항목이 제시된다.
서비스는 사용자에게 모두 4회의 무료 대화를 제공한다. 이 횟수를 모두 사용하면 시스템에는 계속 사용하기 전에 금액을 충전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표시된다.
대화 가능 횟수와 충전 금액은 20회 9.99위안(약 1854원), 3000회 199.99위안(약 3만7000원) 등 5개 등급으로 나눠져 있다. 최고 등급인 무제한 대화의 경우 유효 기간 1년에 999.99위안을 내걸었다.
주의할 부분은 결제를 할 때 ‘ChatGPT 대화는 가상 서비스 리소스이며 구매하면 환불되지 않는다’는 위험 알림에 수락해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중국 버전은 자체 개발 시스템이 아니다. 고객이 플랫폼을 통해 질문을 하면 중국 업체들은 미국 스타트업체 오픈AI가 개발한 ‘진짜’ 챗GPT 인터페이스에 직접 연결해 대답을 얻는 식으로 영업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매체에 “우리도 문답을 할 때마다 오픈AI에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면서 “구체적인 비용은 대화의 글자 길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비용이 오픈AI보다 훨씬 비싸다는 점이다. 오픈AI 공식 사이트를 통해 등록하면 1인당 18달러(약 2만2700원)의 체험판을 무료로 경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안화로 계산하면 122위안 상당이다. 문답 4회의 무료만 제공하는 중국 업체와 차이가 크다.
베이징일보는 업계 관계자를 인용, “200회 문답에 약 1달러가 든다고 추정하면 무료로 제공되는 18달러는 챗GPT와 3600회의 대화를 지원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국내 업체들은 3000회에 199.99위안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윤 폭을 짐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챗GPT에 공식 접속했다고 알려진 일부 업체는 긴 응답 지연과 낮은 수준의 콘텐츠 오류도 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