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 남아돌아 골머리"...프랑스, 공업용 알코올로 바꾼다
2023.02.09 08:40
수정 : 2023.02.09 08: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와인의 나라' 프랑스가 레드와인의 공업용 알코올 전환을 추진한다. 최근 공급 과잉과 부진한 국내 수요로 와인이 넘쳐나면서 나온 고육지책이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프랑스 정부가 팔리지 않은 레드와인을 약품, 화장품 등에 사용하는 공업용 알코올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농업부는 지난 6일 업계 대표들과 머리를 맞댄 끝에 우선 단기적으로 와인 재고를 처리할 수 있게끔 올해 최대 1억6000만유로(2165억원)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프랑스 정부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식당과 술집이 문을 닫으면서 와인 소비가 뚝 떨어졌던 지난 2020년에도 와인 업계에 비슷한 지원을 했었다.
농압부는 이와 동시에 프랑스 와인 업계가 기후 변화와 달라진 소비자 동향, 수출 수요 등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대책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와인 생산에 필요한 포도를 재배하는 농가들은 지난해 봄에는 서리 때문에, 여름에는 가뭄과 폭염 등 종잡을 수 없는 날씨 탓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보르도 일대 와인 생산업자들은 포도 생산을 줄이고, 용도 변경이 가능하도록 포도밭을 갈아엎어야 한다며 관련 비용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최소 1만5000헥타르(150㎢)에 달하는 포도밭을 갈아엎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1헥타르당 1만유로(약 1350만원) 보상을 원하고 있다.
프랑스 와인생산총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 슈퍼마켓에서 레드와인 판매는 15% 감소했고, 화이트와인과 로제와인 판매는 3∼4% 줄었다.
제롬 데페 프랑스 농업경영자총연맹 사무총장은 이와관련 "프랑스에서 와인을 소비하는 행태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70년 전만 해도 프랑스인이 한 해 평균 소비하는 와인이 130ℓ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한해 40ℓ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