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무가내 정치투쟁 선포한 민노총의 궤도 이탈
2023.02.09 18:10
수정 : 2023.02.09 18:10기사원문
민노총 투쟁의 화력은 반정부, 정치 투쟁에 집중돼 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투쟁은 반윤석열 투쟁으로 정확히 겨냥해 진행하겠다"며 "어느 때보다 규모 있는 총파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투쟁으로 삼은 이슈는 반정부를 넘어 한반도 평화, 군비감축, 한·미·일 동맹 반대까지 광범위하다. 양 위원장은 평화를 정착시켜 국방예산을 노동자와 복지 전반을 위해 써야 한다고 했다. 허황되고 뜬구름 잡는 주장이 아닐 수 없다. 반미 투쟁과 근로자 삶의 질 향상이 대체 무슨 관계가 있단 말인가.
민노총은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됐던 여러 사건들에 반성부터 했어야 한다. 관행처럼 굳어진 건설노조의 횡포에 관계자들이 겪은 고통은 말도 못한다. 월례비·급행료 요구 등 오랜 갑질로 자포자기 상태인 건설사가 전국에 널려 있다. 조합원도 모르는 깜깜이 회계도 기가 막히는 일이다. 최근엔 민노총 전·현직 간부들이 간첩활동을 한 혐의로 수사까지 받는 지경이다. 그런데도 민노총은 "한편의 쇼"라며 오히려 큰소리다.
이러니 2030세대의 MZ노조가 탈정치, 탈이념을 선언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MZ노조는 과격투쟁을 배격하고 노동자 권익과 실리를 챙기는 것을 우선으로 삼고 있다. 갈등보다 상생과 협력을 추구한다. 이런 MZ노조를 경험이 부족한 탓이라고 폄하하는 것은 민노총의 오만이자 독선이라 할 것이다.
정부 노동개혁의 핵심은 이런 악습과 구태를 끊어내는 데 모아져야 한다. 정부는 올해를 연금, 교육, 노동 3대 개혁 원년이 될 것이라고 누차 밝혔다. 그중 최우선이 노동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기득권 유지에 매몰된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는 말로 개혁 의지를 보였다. 민노총이 반윤석열 깃발을 올린 것은 정부 개혁의 힘을 빼고 추진동력을 끊어내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고용창출을 오히려 방해하는 경직된 노동법, 호봉제 위주의 낡은 임금체계, 대화를 모르는 투쟁 일변도 귀족 강성노조 모두가 개혁대상이다. 노조로 기울어져 있는 각종 제도와 정책, 노동법규의 대대적인 손질은 불가피하다. 노조 불법에 눈감은 과거 정부 대응방식도 과감히 바꿔야 한다. 해외투자자들이 국내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꼽는 것이 강성노조라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바다. 정부의 확고한 원칙과 개혁 추진력이 새삼 중요한 이유다. 적극적인 대화의 노력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