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누구 닮았니? 스티브 잡스·일론 머스크"

      2023.02.13 05:00   수정 : 2023.02.13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요즘 챗GPT가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마치 전문가와 대화하는 것 같다. 기존 일부 AI(인공지능) 기능이 탑재된 수준의 대화 영역을 뛰어넘는다.

입력된 한정된 정보를 사람이 묻는 질문에 맞춤형으로 꺼내놓는 수준이 아니다. 특정 질문에 사람처럼 생각하고 응용해서 나름의 전문적 지식을 동원해 창조적인 발상이 녹아든 답을 내놓는게 바로 챗GPT다.
그래서 '스스로 생각하는 대화형 AI'라고 부르는가 싶다. 문득 한국의 역사적 인물에 대한 챗GPT의 평가가 궁금해졌다. 외국에서 만들어진 AI라 외국인으로 간주하고, '외국인이 이순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점도 흥미를 돋웠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대한민국의 역사적 명장 이순신 장군 연구에만 수십년을 바친 전문가가 챗GPT에게 이순신에 대해 묻고 답한 걸 소개함으로써 챗GPT의 이순신 리더십에 대한 평가를 들어보기로 했다.


해군 제독 출신인 김기노 서울여해재단 이순신학교 교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이순신 전문가'다. 해군 제독 출신답게 가장 존경인물은 이순신 장군이다. 김 교수는 이순신을 혁신적 경영을 실천했던 인물로 꼽는다. 절대적 열세에도 단 12척의 배로 대규모 일본 군함을 물리친 전략의 귀재 이순신의 리더십을 경영학적 측면에서 들여다 본 것이다.

김 교수는 챗GPT에게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1909~2005)의 리더십 이론으로 이순신의 리더십을 설명할 수 있을 지 궁금했다. 피터 드러커가 말하는 리더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카리스마 넘치고 초인적인 존재와는 전혀 다른 영역이다. 리더가 꼭 조직의 임원이나 관리자일 필요는 없다. 그가 말하는 진정한 리더는 '회사 전체의 목적과 목표를 위해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다. 특히 리더십은 '일상 업무속에서 행동과 책임에 대한 엄격한 원칙, 높은 성과 기준, 사람과 일에 대해 경의를 표하는 조직 문화'라고 강조한다. 드러커는 리더가 모두 직접 하려고 애쓰지 말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과제의 우선 순위를 정하고 체계적으로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구성원들이 리더의 우선 과제를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해줄 것을 권고한다.

챗GPT "이순신은 임진왜란서 日해군에게 승리를 거둔 韓의 국민적 영웅"

김 교수는 13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먼저 챗GPT에게 피터 드러커의 리더십 이론으로 이순신의 리더십을 설명해달라고 물었다. 챗GPT는 "조선시대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에서 일본 해군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한국의 국민적 영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터 드러커의 리더십 이론 중 우선 '효율성'의 경우, "이순신과 그의 해군은 더 크고 더 나은 장비를 갖춘 적군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데 매우 효과적이었다"며 "이순신은 지리와 바다에 대한 지식과 혁신적 전술과 전략을 활용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밝혔다.

'결과 중심' 측면에선 "드러커는 결과 중심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이는 조국을 지키려는 이순신의 불굴의 의지로 증명됐다. 그는 사진의 목표 달성을 위해 기꺼이 모든 것을 걸었고, 승리를 위해 끈질기게 노력했다"고 이순신을 평가했다. '혁신' 분야의 경우 "이순신은 적의 공격을 견딜 수 있는 중장갑 군함인 '거북선'을 사용하는 등 혁신적 전술과 전략으로 유명했다"며 "거는 항상 전투에서 이점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었고 실험하고 위험을 감수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했다.

'팀 구성 및 이끌기'의 경우 "이순신은 그의 지휘를 따르고, 그의 비전을 수행할 의지가 있는 숙련되고 헌신적인 선원들로 구성된 팀을 모을 수 있었다"며 "그는 위대한 일을 성취하도록 부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영감을 줄 수 있었으며 그의 리더십 스타일은 신뢰, 존중 및 의사소통에 기반을 뒀다"고 말했다.

챗GPT는 총평에서 "이순신의 리더십은 그의 효율성, 결과에 대한 집중, 혁신, 팀을 구성하고 이끄는 능력을 보여주는 드러커의 리더십 이론을 실제로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하고 결론지었다.

"이순신 리더십과 닮은 경영자는 제프 베이조스, 일론 머스크, 스티브 잡스"



김 교수는 챗GPT에게 현대 경영자 중 이순신과 리더십과 닮은 사람은 누구인가를 질문했다. 돌아온 답은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 아마존 CEO(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Elon Musk 테슬라 CEO,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마이크로소프트 CEO를 꼽았다. 챗GPT는 다만 "이순신과 같은 역사적 인물을 현대의 경영자와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피터 드러커의 리더십 이론에 따르면 이순신과 유사한 자질을 구현하는 현대 관리자는 다음과 같다"고 전제조건을 달았다.

우선 제프 베이조스에 대해선 "결과에 집중하고 회사의 혁신과 성장을 주도하는 능력으로 유명하다"며 "그는 실험하고 위험을 감수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으며 성공을 향한 끈질긴 결의로 유명하다"고 평가했다. 일론 머스크와 관련해선 "항상 문제를 해결하고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는 혁신적인 리더"라며 "그는 결과에 집중하고 자신의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대담한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라고 소개했다.

사티아 나델라에 대해서도 "효과적인 리더십과 회사의 문화와 전략을 변화시키는 능력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다"고 한 뒤 "그는 강력한 커뮤니케이터이며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전념하는 팀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챗GPT는 또 애플의 공동 창립자인 스티브 잡스(Steve Jobs)를 '결과에 대한 집중과 기술산업 혁신 주도', 알리바바 그룹 설립자 마윈 '혁신적 리더십과 팀 이끄는 능력 출중', 페이스북 공동창립자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혁신을 주도하는 유명한 리더'로 규정하며 이순신 리더십과 닮아있다고 답했다. 현대 최고의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이 피터 드러커의 경영이론과 접목시켜을 때 이순신의 혁신적 리더십과 유사하다는 결론을 낸 것이다.

"역사적 인물중에선 알렉산더 대왕이 이순신과 유사"

김 교수에 따르면, 피터 드러커의 리더십 이론에 근거해 이순신과 유사한 역사적 인물을 챗GPT에 물었더니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Alexander) 대왕 단 한 사람을 꼽았다. 이유는 새로운 영토를 개척하는 선견지명과 전쟁에 대한 혁신적, 효과적인 접근방식와 의욕적인 군대 구성을 꼽았다. 이는 피터 드러커의 리더십 원칙과 같아 역사적으로 이순신과 좋은 비교 대상이 된다는 게 김 교수의 지론이다. 이와함께 나폴레옹과 이순신의 리더십을 비교해달라고 했더니 "결과에 집중하고 목표달성을 위한 노력"이라는 공통점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김 교수는 이런 부분은 챗GPT가 아니라면 쉽게 언급할 수 없는 통찰력 있는 관점으로 봤다.
또 피터 드러커의 리더십 이론으로 이순신 리더십을 설명할 때 한계가 있는 부분은 '시공을 초월한 전쟁론의 고전(古典)'인 손자병법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고도 해 주목을 끌었다. '손자병법'은 춘추시대, 제후 간의 치열한 전쟁을 직접 겪은 손자가 다양한 경험과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전쟁을 치르는 방법을 압축시킨 동서고금의 명저로 평가받고 있다.


김 교수는 "경영자 이순신의 측면에 주목한다면, 챗GPT가 아는 경영자 이순신은 단순한 군인이 아니며, 현대의 경영이론으로도 충분히 설명할 수 있고 세계적으로도 본보기가 되는 인물임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라고 분석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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