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로 멍투성이' 12살 장례식은 조촐했다..친모 "나를 데려가지" 통곡
2023.02.12 11:18
수정 : 2023.02.12 12:56기사원문
지난 11일 인천 한 장례식장에서 부모의 학대로 숨진 초등학교 5학년생 A군의 발인이 진행됐다. 영정 액자 속에서 공룡 인형을 두 손에 든 A군은 해맑게 웃고 있었다.
장례식장 지하 1층 빈소 입구에는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가 보낸 조화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조화에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하늘에서는 행복하길'이라는 추모글이 적혀 있었다.
A군의 마지막 배웅 길은 조촐했다. 발인식을 지킨 건 친엄마와 외삼촌 등 외가 친인척들뿐이었다. 친가 쪽 사람들은 아무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빈소에서 A군의 친엄마는 "아이 친가 쪽 사람들은 장례 기간 한 명도 조문하러 오지 않았다"라며 "어제 옛 시댁 식구들에게 전화했더니 '애는 이미 죽었으니 어쩔 수 없다'라는 반응이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어제 전 남편이 구속된 경찰서 유치장에 찾아가 면회하면서 '아이를 저렇게 만들 거면 내가 그렇게 보내달라고 했을 때 보내지 왜 안 보냈느냐'라고 따졌다"라며 "'몰랐다'라고 변명만 했다"라고 울먹였다.
A군은 체구가 왜소한데다 비쩍 마른 탓에 관 크기도 작았다. A군의 사망 당시 몸무게는 30㎏밖에 되지 않았다. 또래 남학생들보다 15㎏ 넘게 적은 것이다.
관은 장례식장 직원들 손에 들려 운구차에 실렸고, 화장될 인천 부평승화원으로 옮겨졌다. 친엄마는 운구차가 출발하자 "나를 데리고 갔어야지, 왜 애를 데리고 가냐"라며 주저앉아 통곡했다. A군은 한 추모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새엄마와 친부는 전날 각각 아동학대치사와 상습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경찰은 이들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 해 학대 수법 등을 추가로 확인하고 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