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빅리거 조기합류’ 다르빗슈의 품격 …“선수는 수평 관계, WBC 전쟁 아니다”
2023.02.15 14:01
수정 : 2023.02.15 14:1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일본의 이번 WBC 대표 선수는 단연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다. 하지만 실질적인 리더는 다르빗슈 유(37·샌디에이고 파드리스)라고 할 수 있다. 가장 긴 MLB 생활을 하고 있고, WBC 출전 경험도 가장 많다.
그런 다르빗슈가 일본 빅리거 5인 중에서 유일하게 WBC 대표팀 캠프를 위해 입국했다. 산케이스포츠 등 일본 언론은 15일 "다르빗슈가 14일 도쿄 하네다 공항을 통해 입국했다"고 전했다. 일본은 17일부터 일본 미야자키에서 대표팀 소집훈련을 시작한다. 오타니 쇼헤이,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 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는 3월 시범경기에 일부 출전한 뒤 캠프에 합류한다.
다르빗슈는 입국 인터뷰에서 “조기합류를 허락한 구단을 생각해서라도 부상을 당하거나 페이스를 잃으면 안된다” 라며 빅리그다운 자기 관리 의지를 드러냈다. 훈련량에 대해서도 “MLB 정규시즌도 고려하면서 나만의 루틴을 지키며 적당한 훈련량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다르빗슈는 박찬호가 보유한 동양인 최다승을 깰 가능성이 있는 선수다. 일본 야구의 레전드 반열에 접어든 선수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위 '지적하고, 가르칠 수 있는 위치'라는 평가에도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나도 선수고, 다른 대표 선수도 프로 선수다. 서로의 가진 장단점이 다르다. 가진 정보를 공유하면서 더 나은 방향을 찾을 생각"이라는 '수평적 관계'를 강조했다.
다르빗슈는 앞선 인터뷰에서도 “WBC는 전쟁이 아니다. 우승하지 못하면 일본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스스로 다그칠 필요는 없다"라며 지나치게 과열된 일본의 분위기를 지적하기도 했다. 항상 투지와 수사불패의 사무라이 정신을 강조해온 일본의 그간 야구 철학과는 약간 다르다. 샌디에이고와 무려 6년 계약을 한 다르빗슈는 4년 뒤 열릴 WBC 출전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만큼 국가대표에 대한 자긍심이 강하다는 의미다.
조기합류를 선택한 리더의 품격에 일본 열도가 들썩거리고 있다. 다르빗슈의 합류로 일본의 WBC 캠프는 초반부터 활기를 띌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일본은 3월 10일 도쿄돔에서 격돌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