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 대표 후보 첫 TV토론 네거티브 공방 치열‥ 정책 대결 '실종' (종합)
2023.02.15 19:54
수정 : 2023.02.15 19:5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15일 TV조선에서 처음 열린 당 대표 후보자 간 토론회에서는 정책 대결은 전무하고 네거티브 공방만 치열했다. 특히 양강 주자인 김기현 당 대표 후보와 안철수 당 대표 후보 간 신경전이 가장 거셌다. 이번 전당대회가 책임당원 100% 투표로 펼쳐지는 만큼 국민 눈높이보다 전통 보수층에 호소하는 전략을 펼치면서 정책 대결이 아예 실종된 것으로 분석된다.
■ 金 "이재명과 싸우느라 고소고발 7번" vs 安 "이재명 잡으러 인천 유세"
김 후보와 안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누가 열심히 싸웠는지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김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당시 이재명 전 민주당 후보의 각종 의혹을 최전선에서 제기하다가 고소고발을 당했다고 강조했고, 안 후보는 이 대표와 맞서기 위해 지난해 재보궐 선거에서 경기 분당 을에 출마했고 이 대표가 지역구를 인천으로 옮기자 인천으로 가서 유세를 벌였다고 맞섰다.
김 후보는 안 후보에게 "저는 대통령 선거 당시에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와 맞짱떠서 싸우느라 7번의 고소고발을 당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청와대, 경찰을 총 출동시켜서 저를 잡으려고 온갖 공격을 했다"면서 "안 후보는 이렇게 싸우면서 영장신청이나 징계, 고소고발을 당한적이 있나"고 물었다.
이에 안 후보는 "저도 여러 번 고소고발을 당하고 전부 무죄로 받았다"고 받아치자 김 후보는 "제 기억에 안 후보께서 과거에 있었던 일 말고 이번 대선과정에서 고소고발 당한 것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되물었다.
안 후보는 "이번에 (당)했다"고 답하자 김 후보가 "고소고발을 당했냐"고 재차 물었다.
김 후보는 "열심히 하셨다니 감사한 일"이라면서도 "저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 대통령 되어서는 안된다는 의지를 가지고 이재명 게이트 진상특위를 직접 만들고 진두지휘 하면서 대장동 의혹도 밝히는 데 앞장섰고 백현동 게이트, 성남FC, 경기도 법인카드 변호사비 대납 등 치열하게 이재명 후보하고 앞장서서 싸웠다"고 강조했다.
이번에는 안 후보가 "기억을 불러 일으켜 드려야겠다"면서 "사실 제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끝나고 나서 맨 먼저 한 일이 '이재명을 잡아야겠다'고 목표를 잡아서 이재명이 살고 있는 곳에서 5월 6일 출마선언을 했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그랬더니 바로 (이재명 대표) 그 다음날 인천으로 달아났다"면서 "그래서
제가 인천에 가서 "우리동네에서 도망친 사람 잡으러왔다!" 그렇게 제가 열심히 유세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핵관·당정일치 공방
최근 전대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존재 유무와 일부 친윤석열계 의원들이 주장하고 있는 '당정일치'에 대해서도 공방전이 펼쳐졌다.
윤핵관 공방의 포문은 천하람 당 대표 후보가 열었다.
천 후보는 김 후보에게 "김 후보님이 당선되면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공천을 어떻게 배제할 것이냐"라고 묻자 김 후보는 "윤핵관으로 말한 분이 아까 장제원을 말한 것 같아 보이는데 본인 스스로 모든 당직을 맡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정부직 안 맡겠다는 말 지키고 있고 당직을 안 맡겠다는 말도 지키고 있다"고 감쌌다. 이어 "제가 대표가 되면 절대로 (장제원 의원에게) 당직(사무총장)을 맡기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천 후보는 안 후보에게 윤핵관의 존재 유무에 대해 집요하게 물었다.
안 후보는 천 후보가 "안 후보가 보기에는 윤핵관이 있냐"고 묻자 "윤핵관이라는 단어를 만든 사람이 바로 이준석 전 대표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천 후보가 "윤핵관이 문제가 있냐"고 다시 묻자 "그런 분열적인 말이 나오면 안된다"고 에둘러 대답했다.
천 후보가 "윤핵관의 (국민의힘 의원) 줄세우기 행태에 문제가 있다고 보시냐"고 한 번 더 묻자 "윤핵관이 민생과 떨어진 것이라면 정확히 지적해야 한다"면서 "국민 민심에 제대로 바꿔야 용산(대통령실)과 당이 플러스 알파가 돼서 총선을 이길 수 있다"고 대답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당정일치'에 대해서는 안 후보가 김 후보에게 공세를 펼쳤다.
안 후보는 김 후보에게 "여당 대표는 대통령과 공조하고 협력해야 하는 부부관계지 따로 별거하는 관계가 아니라고 말씀했다"면서 "건강한 당정관계도 김 후보께서는 별거에 비유를 하시는데 그러면 도대체 김후보님 생각하시는 여당 대표의 역할은 뭐냐"고 물었다.
이에 김 후보는 "안 후보가 자의석으로 해석한다"면서 "부부 사이에 서로 소통 안 되고 공감 안 되고 그러면 부부사이에서 갈등이 생겨서 그냥 등을 돌린 상황이 온다. 그렇게 되면 지난번 대표(이준석 전 대표)와 우리 대통령 사이에 그런 상황이 있었다. 그 같은 별거 관계된다면 총선에 진다는 일반론적인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당정이 긴밀히 협조하는 존재지 종속관계 아니다"면서 "정당정책을 충실하게 반영하기 위해서 우리가 필요할 때 할말을 하는 것과 여론과 민심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 그것이 여당과 여당대표의 역할이라고 저는 생각한다. 저는 정말 잘 할 자신이 있다"고 반박했다.
■ 황교안 "김기현 사퇴하라" vs 김기현 "민주당 소속인가
황교안 당 대표 후보가 김 후보의 KTX 울산 역세권 연결도로 의혹을 제기하며 사퇴를 요구하자 김 후보가 "민주당 소속이냐"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황 후보는 "김 후보의 KTX 울산 역세권 연결 도로 관련 의혹은 반드시 해명해야 한다"면서 "김 후보가 소유의 땅을 지나가도록 휘어지게 노선 변경했다는 의혹으로, 3800만원을 주고 산 땅이 엄청난 시세차익이 생겼다는 의혹"이라고 김 후보의 관련 의혹을 정조준했다. 이어 "당시 김 후보는 17대 한나라당 울산 국회의원이자 17대 국회에서 산업자원위원회 간사였고 제1정책 조정위원장, 원내부대표를 지냈다"면서 "김 후보가 아무리 변명하더라도 국민들은 절대 용납하지 않고 있다"며 김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김 후보는 "황 후보가 민주당 소속인가 싶다"면서 "문재인 정권이 저를 죽이려고 영장청구 39건을 하면서 샅샅이 뒤졌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이 (민주당에) 복당할 텐데 공식적으로 90% 할인할 테니 가져가라고 제안했다"면서 "황 후보에게도 95% 할인해줄 테니 가져가라"고 일축했다.
황 후보는 또 김 후보에게 "이준석 전 대표의 파트너였고 그를 존경한다고까지 했는데 지금도 존경하나"고 공세를 이어갔다.
이에 김 후보는 "존경이라는 말은 관용어"라면서 "당내 모든 분란을 잠재워야하는데 땅바닥에 엎드려 절이라도, 이기려면 뭐라도 다 해야지(하는 차원이었다)"고 선을 그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정경수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