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마일리지 변경안 살펴보니...다수고객 '유리'

      2023.02.17 15:15   수정 : 2023.02.17 15:1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한항공이 오는 4월부터 시행 예정인 마일리지 제도 개편안을 두고 찬반 논란이 거세다. 대다수의 고객들이 이용하는 단거리 노선의 마일리지 적립 폭이 줄어들어 혜택이 예상되지만 장거리 노선의 항공권 구입 마일리지 공제폭이 늘어나 부담이 크다는 게 핵심이다.

■여객 76%는 중단거리...다수 고객 유리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4월부터 보너스 항공권과 좌석 승급 마일리지 공제 기준을 기존 '지역'에서 '운항거리'로 총 10단계로 변경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의 적립률 일부 하향 조정은 2002년 이후 22년, 일반석 공제 마일리지의 부분적 인상은 20년만에 이뤄진 조치다. 대한항공은 장기간 동안의 마일리지 적립 환경 변화, 해외 항공사 트렌드 변화 등을 반영해 현실화 시킬 수 밖에 없었다며 제도 변경의 당위성을 설명한다.


보너스 항공권 및 마일리지 업그레이드에 사용되는 기준이 기존 지역에서 거리로 바뀌고 유류할증료 테이블에 맞게 10단계가 적용되면서 장거리 노선에서의 공제량이 늘게 된다.

반면 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여객 대다수가 사용하는 중단거리 노선은 오히려 마일리지 공제가 줄게 된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보너스 항공권을 구매하는 고객 중 국내선 이용 고객의 비중은 50%에 가깝다. 일본, 중국, 동남아 등 국제선 중·단거리 고객까지 포함하면 76%로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또한 현재 3만마일 이하의 마일리지를 보유한 고객은 전체 스카이패스 회원의 90%에 달한다.

일반석 장거리 항공권 구매가 가능한 7만마일 보유 고객은 4%에 불과하다. 즉, 공제폭이 늘어나는 장거리 노선보다는, 공제폭이 줄어들거나 합리화된 중·단거리 노선을 이용하는 다수의 승객들에게 훨씬 유리하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제도 개편으로 인해 늘어나는 혜택은 제외하고 장거리 노선에서의 마일리지 공제율 증가만을 가지고 제도 개편이 잘못됐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보너스 항공권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승객이 단거리 이용 승객"이라면서 "마일리지 적립률이나, 운임의 20%까지 마일리지를 항공권 구입에 사용할 수 있는 복합결제도 고객들의 입장에서는 유리할 수 있는 데다가 해외 항공사들과 비교해봐도 결코 고객들에게 불리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 해외 항공사와 비교 우위..."혜택 더 커"
실제로 변경되는 장거리노선 보너스항공권의 공제 마일리지도 해외 항공사와 비교하면 오히려 낮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일반석의 경우 대한항공의 공제폭이 크게 낮다. 일등석, 비즈니스석 보너스 항공권의 경우도 일부 경우를 제외하곤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공제량이 적다는 것이다.

예컨대 제도 개편시 8구간에 해당하는 인천~미국 L.A. 노선의 경우 대한항공 일반석 왕복은 현행 7만마일에서 8만마일로 늘어난다. 그럼에도 불구 동일한 8구간 노선인 외국 항공사 마일리지와 비교할 때 델타항공(인천~시애틀)은 13만~15만마일, 유나이티드항공(인천~샌프란시스코)은 13.7만~16만마일, 에어프랑스(인천~파리)는 14~30만 마일이 필요하다.

또한 9구간에 해당하는 인천~뉴욕 노선의 경우 대한항공 일반석 왕복은 현행 7만마일에서 9만마일로 늘어난다. 동일한 9구간 노선인 외국 항공사 마일리지와 비교할 때 아메리칸 항공(인천~댈러스)은 12만2000~13.8만 마일, 델타항공(인천~애틀란타)은 25만~26만마일, 에어캐나다(인천~토론토)는 11~20만 마일이 필요하다.

■좌석 우선 배정 등 마일리지 사용 대책 강구
마일리지 적립률 조정도 고객들에게 다소 유리하게 개편된다는 게 항공업계 입장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개편에서 일등석과 프레스티지석의 경우 그대로 가져가거나 상향 조정했다. 일등석은 예약 클래스에 따라 200%, 165% 적용되는 P와 F 등급의 적립률을 각각 300%, 250%로 높인다. 또한 프레스티지 클래스 중 J등급의 135% 적립률은 200%로 높였으며, C·D·I·R 4개 예약 등급의 125% 적립률은 C 등급은 175%, D 등급은 150%로 높이며, I·R은 125%를 유지한다.

다만 일반석의 경우 13개 예약 등급 7개의 마일리지 적립률을 낮췄다. 하지만 해외 주요 항공사들이 적립률 100%에 해당하는 예약 클래스들을 적게는 1개, 많게는 4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데 비해, 대한항공의 경우 적립률 변경 후에도 일반석의 적립률 100% 예약 클래스는 7개라는 점에서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특히 대한항공은 이번 개편과 맞물려 마일리지를 사용해 보너스 항공권을 구매하려해도 예약이 어렵다는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대책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수기를 포함해 인기있는 장거리 노선을 위주로 보너스 좌석을 우선적으로 배정하는 추가 항공편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대한항공은 고객들이 원하는 시점, 원하는 노선에 보다 용이하게 보너스 항공권을 예약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마일리지 좌석 비중을 넓혀나가는 기조도 계속 유지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해외 사업자들에 비해 고객 혜택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제도 변경을 추진하는데도 부정적인 면을 부각해 악덕기업으로 낙인 찍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해외 유수 항공사들의 마일리지 제도는 유효기간도 1~2년에 불과하고, 수시로 개편하고 있다는 점에서 10년의 유효기간과 합리적인 공제폭을 가진 국내 항공사의 마일리지 제도는 고객들에게 훨씬 유리하다"면서 "긍정적이고 합리적인 측면이 훨씬 크다는 점은 간과하고 일부 부정적인 측면만 강조해서 비난하고 압박하는 것은 건전한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측면에서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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